올여름 ‘볼라벤’급 강한 태풍 올 수도

입력 2015-06-22 02:35
2012년 우리나라를 강타했던 ‘볼라벤’ 수준의 강력한 태풍이 올여름 또 닥쳐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태평양의 높은 해수면 온도 탓에 강한 태풍이 평년보다 많이 발생하고 있고, 그중 하나 정도는 한반도를 직접 영향권에 둘 만큼 접근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허창회 교수는 미국 해양대기국 국립환경예보센터(NCEP)의 2∼5월 북서태평양 기상자료를 바탕으로 올 6∼10월 태평양에서 ‘강한 태풍’이 평년(7.5개)보다 많이 발생하겠다는 분석 결과를 21일 내놓았다. ‘강한 태풍’은 풍속과 예상 피해 유형에 따라 태풍을 다섯 등급으로 분류하는 ‘사피르-심슨 규모’로 3급 이상을 말한다. 중심 최대풍속(1분 기준)이 약 49㎧ 이상인 태풍이 여기에 해당된다. 2012년 우리나라에 찾아온 15호 태풍 볼라벤은 위력이 절정에 달했을 때 중심 최대풍속(10분 기준) 53㎧를 기록했다.

풍속이 초속 15m면 건물 간판이 떨어지고, 초속 25m일 땐 지붕이나 기왓장이 뜯겨 날아간다. 초속 30m 바람이 불 경우 허술하게 지어진 집은 무너진다. 초속 35m 바람에는 기차도 넘어질 수 있다. 초속 40m 강풍은 사람은 물론 커다란 바위까지 날려버릴 힘을 갖고 있다.

올 하반기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엘니뇨(태평양 동쪽 바다의 수온이 유달리 높아지는 현상)는 태풍을 더 강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원래 필리핀 동쪽 해상에서 발생하는 태풍이 평소보다 남동쪽으로 치우쳐 발생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태풍이 바다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아 더 큰 에너지를 갖고 북상할 수 있다. 허 교수는 “올해 다수의 태풍이 동중국해를 지나 한국과 일본으로 향할 것”이라며 “강한 태풍은 1개 정도 우리나라에 직접 영향을 미치겠다”고 내다봤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