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고르는 서울 부동산시장… 거래 줄고 상승세 둔화

입력 2015-06-22 02:28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감소세를 보이고, 아파트값 상승세도 둔화되는 추세다. 연초부터 이어졌던 거래량·매매가 상승에 따른 피로감에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까지 덮친 여파로 풀이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집계 결과 6월 서울 아파트 일일 평균 매매 거래량은 20일까지 362건이었다. 5월 409건과 비교하면 11.5% 줄어든 수치다. 4월에 460건을 기록한 이후로는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양상이다. 서울 아파트 일일 평균 전세 거래량도 4월 352건, 5월 305건, 6월 291건으로 동반 감소했다.

6월 셋째주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은 0.08%로 전주 대비 둔화됐다. 6월 둘째주 상승폭은 0.10%였다.

부동산114 이미윤 책임연구원은 “전세에서 매매로 갈아타려는 실수요가 이어지고는 있지만 저렴한 매매 물건 자체가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경기가 활성화되자 상대적으로 값싼 매물부터 거래가 활발했고, 실수요자들의 선택폭이 좁아졌다는 의미다. 이 책임연구원은 “메르스 여파가 길어지자 일부 집주인이 집을 보여주지 않고 계약을 뒤로 미루는 모습도 포착되고 있다”고 했다. 부동산114는 본격적인 여름 비수기에 돌입하면서 거래량 감소 현상과 가격 상승세 둔화폭이 더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지방은 청약시장을 중심으로 여전히 뜨거운 주택경기를 보이고 있다. 롯데건설이 지난 11일 청약 1순위를 마감한 부산 사하구 롯데캐슬 블루오션에는 298가구 일반분양에 1만9590명이 신청, 평균 65.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도건설이 지난달 대구 동구에 분양한 동대구 반도 유보라 아파트는 무려 10만6020명이 청약해 평균 274대 1의 경쟁률을 찍었다.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풍부한 지방에서는 당분간 청약열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최근 3∼4년간 아파트 공급이 많았음에도 주로 시 외곽의 물량이 많다보니 대구·부산 등 지방 도심지역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