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 얼굴에 하나 둘 생기는 거뭇거뭇한 자국들. 60대 이상 노년층에게 ‘저승 점’으로 불리는 검버섯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피부과 의사들은 단순 검버섯이 아니라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편평 사마귀’ 가능성이 있다며 주의를 당부한다. 사마귀는 대부분 표면이 볼록 튀어나온 모양이다. 하지만 편평 사마귀는 피부에 납작하게 붙어 조금만 솟은 형태라 검버섯으로 오해하기 쉽다.
편평 사마귀 보통 2∼4㎜ 크기다. 이마, 턱, 뺨, 눈 주위에 많이 나타난다. 손등과 팔다리 등 몸 여기저기에도 생긴다. 인유두종 바이러스(HPV)가 일으키는 것으로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바이러스 보유자와의 직접 접촉으로 감염된다. 보통 피부에 한두 개 돋아난 것을 좁쌀여드름으로 착각해 손으로 만지다가 피부 여기저기로 번지는 과정을 밟는다.
강한피부과 강진수 원장은 “그냥 놔두면 저절로 없어진다는 주위의 말 때문에 편평 사마귀를 방치하다가 신경이 쓰여 손톱으로 짜거나 후벼 파면서 몸 여기저기로 옮기기 일쑤”라며 “초기에 피부과를 방문해 레이저요법 등 적절한 치료를 받고 제거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편 지루성 각화증의 일종인 검버섯은 우리나라 50세 이상 중·노년층에게 생기는 가장 흔한 피부질환 중 하나다. 검버섯은 30세 이후부터 눈에 잘 띄지 않게 발생하기 시작하다가 50대 후반에 이르면 현저하게 윤곽을 드러낸다.
보통 타원형의 갈색이나 검은 색 반점, 또는 융기된 모양으로 생긴다. 얼굴, 손등, 팔다리 같이 햇빛에 자주 노출되는 부위에 많이 생긴다. 역시 레이저로 지져서 없애는 방법으로 치료한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편평 사마귀’ 검버섯 오인 방치하다간 낭패
입력 2015-06-23 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