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가 러시아가 추진하는 새 가스관 ‘터키 스트림’ 건설에 참여하고 러시아는 그 대가로 30억 유로(약 3조7600억원)의 돈을 빌려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유럽과 대립하고 있는 러시아가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에 놓인 그리스의 숨통을 터줄지 주목된다.
AFP통신과 러시아 타스 통신 등은 19일(현지시간) 러시아와 그리스가 러시아 가스를 유럽으로 수출하기 위한 터키 스트림의 그리스 구간 연장 건설에 관한 협력 양해각서에 서명했다고 전했다. 아르카디 드보르코비치 러시아 부총리는 이날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리스와 유럽 파트너들이 제안하는 그리스 채무위기 해결 결정을 지원할 것”이라며 “그리스가 금융 지원을 필요로 하면 이 문제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이날 러시아로 건너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이러한 방안을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가 30억 유로 차관을 제공할 경우 그리스가 이달 말까지 갚아야 하는 국제통화기금(IMF) 채무 15억 유로(약 1조8800억원)를 갚을 수 있게 돼 일단 급한 불을 끄게 된다.
하지만 국제 채권단으로부터 이달 말 추가 구제금융 분할금 72억 유로(약 9조250억원)를 지원받지 못하면 다음 달 20일 갚아야 하는 유럽중앙은행(ECB) 채무 35억 유로(약 4조4000억원)가 여전히 문제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전날 “그리스 정부가 이달 말까지 갚아야 하는 채무는 협상 대상이 아니며 상환 연장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5∼17일 그리스 은행에서 20억 유로(약 2조5000억원)에 달하는 예금이 빠져나갔다고 보도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러시아, 디폴트 위기 그리스에 3조7600억원 지원 검토
입력 2015-06-20 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