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포먼스 아티스트 이도희(41)가 미국의 공연예술 분야에서 권위 있는 ‘도리스 듀크 임팩트상’을 수상했다. 도리스 듀크 자선재단은 19일(한국시간) 올해 ‘도리스 듀크 아티스트상’과 ‘도리스 듀크 임팩트상’ 수상자를 각각 20명씩 발표했다.
도리스 듀크(1912∼1993)는 담배와 전기사업으로 부를 축적한 미국 경제계 거물 제임스 뷰캐넌 듀크의 손녀로 당대 최고 부호였다. 생전에 열렬한 문화예술 애호가였던 듀크는 타계할 때도 재산의 대부분을 자신의 이름을 딴 재단에 남겨 문화예술을 지원하도록 했다.
재단은 2012년부터 연극, 무용, 재즈, 다원예술 등 공연 분야에서 활발하게 작업하는 아티스트들을 선발해 수상하고 있다. 한국인으로는 이도희가 처음 받은 ‘도리스 듀크 임팩트상’은 아티스트의 향후 가능성과 비전을 적극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제주 출신인 이도희는 무용을 전공한 뒤 2002년 미국으로 건너가 즉흥예술 분야에서 활동해 왔다. 한국의 전통춤을 바탕으로 음악, 소리, 영상 등 다양한 장르와의 협업을 통해 실험적인 퍼포먼스를 펼친다. 현재 미국의 거장 안무가 아나 할프린이 샌프란시스코에 세운 타말파 인스티튜트의 교수로 있다. 지난해 다큐멘터리 감독 사유진과 함께 제주 4·3항쟁을 춤으로 표현한 시네-댄스 영화 ‘제주: 년의 춤’에 출연해 주목 받기도 했다.
그는 “이 상은 미래에 대한 희망과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서 “스승인 아나 할프린 선생이 지난해 수상했는데, 나는 생각보다 빨리 받은 것 같다”고 기뻐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퍼포먼스 아티스트 이도희, 美 도리스 듀크 임팩트상 수상
입력 2015-06-20 02: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