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포먼스 아티스트 이도희, 美 도리스 듀크 임팩트상 수상

입력 2015-06-20 02:59
이도희가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공연한 퍼포먼스 ‘마고’의 한 장면. 이도희 제공

퍼포먼스 아티스트 이도희(41)가 미국의 공연예술 분야에서 권위 있는 ‘도리스 듀크 임팩트상’을 수상했다. 도리스 듀크 자선재단은 19일(한국시간) 올해 ‘도리스 듀크 아티스트상’과 ‘도리스 듀크 임팩트상’ 수상자를 각각 20명씩 발표했다.

도리스 듀크(1912∼1993)는 담배와 전기사업으로 부를 축적한 미국 경제계 거물 제임스 뷰캐넌 듀크의 손녀로 당대 최고 부호였다. 생전에 열렬한 문화예술 애호가였던 듀크는 타계할 때도 재산의 대부분을 자신의 이름을 딴 재단에 남겨 문화예술을 지원하도록 했다.

재단은 2012년부터 연극, 무용, 재즈, 다원예술 등 공연 분야에서 활발하게 작업하는 아티스트들을 선발해 수상하고 있다. 한국인으로는 이도희가 처음 받은 ‘도리스 듀크 임팩트상’은 아티스트의 향후 가능성과 비전을 적극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제주 출신인 이도희는 무용을 전공한 뒤 2002년 미국으로 건너가 즉흥예술 분야에서 활동해 왔다. 한국의 전통춤을 바탕으로 음악, 소리, 영상 등 다양한 장르와의 협업을 통해 실험적인 퍼포먼스를 펼친다. 현재 미국의 거장 안무가 아나 할프린이 샌프란시스코에 세운 타말파 인스티튜트의 교수로 있다. 지난해 다큐멘터리 감독 사유진과 함께 제주 4·3항쟁을 춤으로 표현한 시네-댄스 영화 ‘제주: 년의 춤’에 출연해 주목 받기도 했다.

그는 “이 상은 미래에 대한 희망과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서 “스승인 아나 할프린 선생이 지난해 수상했는데, 나는 생각보다 빨리 받은 것 같다”고 기뻐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