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 찬스에서 잔루가 너무 많았다.”(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
삼성과 한화는 지난 16, 18일 각각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에 패했다. 다른 구장, 다른 팀을 상대로 얻은 패배였지만 두 감독이 경기 후 밝힌 패배 이유는 비슷했다. ‘잔루’가 많았다는 것이다.
삼성은 지난 16일 경기에서 선발 전원 안타를 기록했다. 그러나 16개의 안타로 얻은 점수는 4점에 불과했다. 상대 두산은 6개 안타로 5점을 뽑아냈다.
18일 한화도 다를 바 없었다. SK보다 5개 많은 12안타를 치고도 2득점에 그쳤다. 출루한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한 방이 없어 잔루는 13개나 됐다. 같은 날 LG 트윈스에 패한 KIA 타이거즈도 잔루가 무려 12개나 됐고 결국 팀은 졌다.
야구는 혼자 잘해서 이길 수 있는 경기가 아니다. 홈런을 치지 않는 이상 출루한 주자가 홈을 밟으려면 다른 타자의 도움이 필요하다. 19일 현재 잔루수가 가장 많은 팀은 kt 위즈로 509개다. 그 다음으로 많은 팀이 한화(508개)와 LG(499개)다.
잔루가 많다는 건 득점권 타율이 떨어진다는 얘기와도 일맥상통한다. 산발적으로 안타가 터지면서 득점으로 연결되지 못한다는 얘기다.
구단별 득점권 타율 현황을 보면 잔루로 하위권 그룹을 형성한 팀들과 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득점권 타율 최하위는 0.238인 LG다. kt 위즈(0.242)와 한화(0.255)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이는 성적으로 연결됐다. 3연속 위닝시리즈를 기록 중이던 한화는 잔루 때문에 16일 만에 연패를 당했다. 롯데가 지난 5월 위기를 맞은 것도 잔루를 52개나 기록하며 10개 구단 중 3위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야구 관계자들은 한화가 많은 잔루에도 팀 성적에서 5위를 기록하는 게 놀랍다는 분위기다.
잔루가 나오는 이유로 꼽는 것은 선수들의 경기력이 들쑥날쑥하다는 것이다. 선행 주자가 출루율이 아무리 높아도 뒷 타순의 선수가 받쳐 주지 않으면 홈으로 들어올 수 없다. kt의 경우 최근 만루 트라우마를 극복하면서 폭발적인 타율을 보이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 경기운영위원장인 유남호 전 감독은 “야구는 답이 없다”며 “결국 잔루를 줄이는 것은 선수들에 달려 있다. 투수에 대한 공략법을 세우고 훈련해서 집중력 있게 경기에 임하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특명! 출루한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여라… 각 구단들 많은 잔루에 골머리
입력 2015-06-20 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