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산발적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 쇼핑몰에서 비타민 판매량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합니다. 업계 관계자는 “비타민을 매일 복용하면 면역력이 높아져 메르스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떠돌면서 판매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제 지인 중에도 이런 얘기가 있다며 모 대학 교수가 썼다는 고용량 비타민C 찬사를 제게 SNS로 전하는 이들이 있었습니다.
과연 비타민C를 먹는 게 메르스 방어에 도움이 될까요? 답부터 말씀드리면 그렇지 않습니다. 메르스는 비타민C 제품을 단기간에 많이 먹는다고 막을 수 있는 병이 아닙니다. 비타민이 메르스 바이러스를 차단해주는 것이 아닐뿐더러 고용량 비타민C를 먹자마자 바로 질병 저항력(면역력)이 생기는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평소 열이 나면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최대한 피하고 바로 병원으로 가 왜 열이 나는지 정확한 원인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바른 태도입니다.
메르스 역시 다른 감염병과 마찬가지로 조기 발견 및 치료만큼 좋은 처방이 없다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거듭 강조하지만 메르스 같은 신종 전염병이 창궐할 때는 감염 초기든, 후기든 관계없이 하루 세끼 식사를 균형 있게 골고루 잘 먹고, 잘 자며 감염의 도구가 되는 손을 깨끗이 씻는 등 개인위생수칙을 잘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이기수 기자의 건강쪽지] 비타민C가 메르스 방어? 그렇지 않습니다
입력 2015-06-20 0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