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홀로 목숨을 건지리라 생각지 마라

입력 2015-06-20 00:48

오늘날 우리 사회는 극단적 이기주의에 빠진 것 같습니다. 적잖은 사람들이 이웃과 공동체, 나라와 민족이 없어도 살 것처럼 착각하고 오직 자신만을 생각하는 사회구조 속에서 허덕이며 삽니다. 하지만 사도 바울은 동족이 구원을 받을 수만 있다면 자신은 저주를 받아 그리스도에게서 끊어질지라도 원하는 바라고 말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멸망해가는 예루살렘 성을 바라보시면서 우셨고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십자가에 못 박히셨습니다. 오늘은 민족을 위기에서 건져낸 에스더를 본문으로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첫째, 우리는 자기보다 이웃을 위해 살아야 합니다. 요즘엔 부모들의 과잉보호로 학교에서 교사들이 책임지고 제자를 훈육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안중근 의사가 사형 선고를 받을 때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가 아들에게 쓴 편지가 있습니다.

“네가 만약 늙은 어미보다 먼저 죽은 것을 불효라 생각한다면 이 어미는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너의 죽음은 너 한 사람 것이 아니라 조선인 전체의 공분을 짊어지는 것이다.”

국가가 잘돼야 개인과 가정이 잘되고, 개인과 가정이 잘돼야 국가가 잘되는 것은 우리는 모두 하나의 공동체이기 때문입니다. 국가가 멸망하면 개인도 없습니다. 에스더는 모르드개를 통해 자신이 유다 민족과 공동 운명체라는 걸 알았습니다. 나보다도 나라를 생각하고 동족을 생각할 수 있는 큰 사람들이 성도님의 가정에서 자라나길 축원합니다.

둘째, 잘못된 역사는 청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조선 말기 우리나라에서는 대원군 등 나라의 지도자들이 닫힌 마음을 가지고 세계를 대했습니다. 대신 서로 시기하고 질투하는 일엔 열심이어서 당파싸움을 하며 지도자들이 분열과 갈등 상황을 조장하기 바빴습니다. 이는 일본 제국주의가 이 땅을 침략하도록 길을 열어주는 빌미를 제공했습니다. 지금은 어떻습니까.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항상 전쟁에 대한 불안을 느끼며 살고 있고 지역감정과 노사 갈등, 계층 갈등으로 사분오열된 부끄러운 일이 이 땅에 벌어지고 있습니다. 현 사회 분열의 빌미 중 하나는 일제가 망하고 새 정부를 열 때 친일파들을 청산하지 못해 이들에게 경제권과 기득권을 잡을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입니다. 본문에서는 모르드개를 죽이려던 장대에 하만을 달아 사형을 집행함으로써 잘못된 역사를 매듭지었습니다. 회개 없이는 진정한 화해와 용서, 구원이 없음을 성경이 가르쳐주고 있는 것입니다.

셋째, 민족을 사랑해야 합니다. 하나님이 주신 이 나라는 우리 민족이 통일을 만들어내며 지켜나가야 합니다. 에스더가 ‘죽으면 죽으리라’며 나라를 위기에서 건져낸 것처럼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는 열정을 가져야 합니다. 모두가 나라와 민족, 이웃을 사랑할 때 이 나라는 하나님의 축복을 받으며 살아가는 행복한 나라가 될 것입니다. 자신보다도 더 큰 것을 생각하는 마음을 키우고 잘못된 과거를 청산하며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을 지닌 성도들이 되길 바랍니다. 그래서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세워가는 훌륭한 일꾼들이 되기를 축원합니다.

박용래 대전장로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