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금융 협상을 놓고 국제 채권단과 지루한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알렉시스 치프라스(40) 그리스 총리가 채권단에 항복하면 아내가 떠날지도 모른다고 털어놨다.
영국 더타임스는 18일(현지시간) 프랑스 주간지 르카나르앙셰르를 인용해 “치프라스 총리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에게 ‘채권단의 요구를 많이 들어주면 당도 잃고 아내도 잃게 될 것’이라고 털어놨다”고 보도했다. 30년 가까이 치프라스 총리의 정치적 동지 역할을 한 아내 페리스테라 베티 바지아나가 그리스의 ‘숨은 실세’로 여겨지는 상황이어서 ‘초강성’ 아내의 ‘협박’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을 거라는 해석이 나온다.
영국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치프라스는 13세인 1987년 바지아나를 처음 만났다. 바지아나가 공산당 청년조직에 먼저 가입해 치프라스에게 동참을 권한 것으로 전해진다. 두 사람은 1980년대 말 아테네의 학생시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정치적 동지관계를 이어왔다. 바지아나는 전기공학을 전공했으며 치프라스와 결혼을 하지 않고 동거 상태로 아들 둘을 두고 있다.
바지아나는 그리스에서 법적으로 결혼한 신분이 아닌 첫 영부인이다. 치프라스 총리보다 더 좌파 성향이 강하고 정치적 전투력도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둘째 아들의 중간 이름을 남미 혁명가 체 게바라의 본명을 따서 짓기도 했다.
바지아나는 치프라스와 서민층이 많이 사는 지역에 거주해왔다. 그는 영부인이 된 후 미국 패션잡지 측에서 수수한 옷차림을 지적하며 골라준 유명 브랜드 의상을 거절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을 분석한 기사에서 향후 한 달 이내에 그리스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8∼19일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와 25∼26일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의 협상 타결 전망도 불투명하다.
치프라스 총리는 19일 러시아로 건너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지만 “그의 노력이 그리스에 현금을 가져다주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그리스 사태’ 최대 리스크는 총리 아내… 치프라스 “협상 잘못 하면 아내 잃을 수도” 고민 토로
입력 2015-06-19 0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