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의료진 투입하라” 현장부터 찾아간 황교안 총리… 임명장 받은 첫날 행보

입력 2015-06-19 02:31
황교안 신임 국무총리(가운데)가 18일 총리 임명장을 받은 뒤 메르스 대응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을 방문, 의료진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황교안 신임 국무총리는 18일 취임식도 미룬 채 ‘메르스 행보’에 나섰다.

여야가 낮 12시가 되기 직전 자신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통과시키자 과천 법무부청사에서 법무부 장관 퇴임식을 치른 그는 오후 3시에는 청와대로 달려가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았다. 잠시 박 대통령과 환담한 그가 찾은 곳은 취임식장이 아닌 메르스 중앙거점 의료기관으로 지정된 국립중앙의료원이었다.

황 총리는 메르스 확진 환자 진료 실태를 살피고 의료진의 노고를 치하했다. 그는 “많은 의료인이 어려움을 감수하며 정말 최선을 다해주고 있다”며 “우리나라 의료진은 탁월한 실력과 깊은 사명감이 있기에 메르스가 머지않아 퇴치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황 총리는 확진 환자 치료병동 바로 앞에서 안명옥 원장으로부터 치료 상황과 확진 환자 현황, 감염 예방을 위한 매뉴얼 등을 보고 받았다. 안 원장에게 중동 현지의 메르스 바이러스와 한국 전염 이후의 바이러스 변이 여부 등을 묻기도 했다. 이어 서울 중구보건소를 찾아 의심 환자나 증상 호소자, 자가 격리 상태인 주민들에 대한 관리 실태를 점검했다.

현장 점검을 마친 뒤에는 정부서울청사에서 메르스 대응 범정부대책회의를 주재했다. 그는 현장 중심 문제 해결과 광범위한 선제 조치, 즉각적인 실행 등 3대 대응 원칙을 제시했다. 또 “군 의료 인력도 현장에 투입하는 등 특단의 대책을 추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확진 환자가 발생한 의료기관 가운데 관리가 미흡한 곳은 즉각 대응팀 판단 하에 일시 폐쇄하라고 지시했다. 숨 가쁜 메르스 행보를 끝낸 후에야 그는 오후 6시30분쯤 정부서울청사 별관 강당에서 제44대 총리 취임식을 가졌다.

황 총리는 “메르스로 국민들의 우려와 불안이 크다”며 “국무총리의 명운을 건다는 각오로 메르스를 조속히 종식시키겠다”고 말했다. 또 “이번 사태를 계기로 예방, 진단, 대응 및 치료, 민관협력 등 국가 질병관리 시스템 전반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분명히 달라질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재편된 재난대응 시스템도 현장 점검하고 국민이 재난과 질병으로부터 안심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다고도 약속했다.

‘잘사는 나라’와 ‘올바른 국가’도 국정 운영의 잣대로 꼽았다. 황 총리는 “경제적 성과의 과실을 모든 국민이 함께 나눠 개개인의 생활이 향상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 경제 살리기와 서민생활 안정이 모두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도 높은 개혁 드라이브도 예고했다. 그는 “사회 각 분야의 비정상적 관행과 적폐는 사회적 신뢰를 훼손한다. 부정부패를 근절해 성숙한 선진사회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인준 과정에서의 진통에 대해서는 “청문회를 거치며 총리 역할이 얼마나 크고 막중한지 절실히 깨달았다”며 “모든 국정을 국민 중심으로 이끌어 ‘국민의 총리’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신창호 강준구 기자 proco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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