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공기업’ 경영평가

입력 2015-06-19 02:40

지난해 공공기관의 부채 현황이 별로 나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정부의 공공기관 경영 평가 결과에서 부채가 늘어난 일부 기관들의 평가 등급은 상향된 것으로 조사됐다.

18일 국회예산정책처의 ‘2014 회계연도 공공기관 결산 평가’ 결과를 보면 지난해 316개 공공기관의 부채는 520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 감축액의 대부분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4조4000억원), 예금보험공사(5조3000억원) 등 일부 기관에서 발생했다. 나머지 기관의 부채는 큰 변동이 없거나 늘었다.

부채 문제가 심각했던 18개 부채 중점관리기관의 부채는 오히려 437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4000억원 증가했다. 이들 기관의 부채는 전체의 84%를 차지한다. 18개 기관 중 LH, 예금보험공사, 한국수자원공사 등 3개 기관만 전년 대비 부채가 감소했다. 나머지 기관은 부채가 그대로이거나 증가했다. 한국전력공사의 부채가 4조8000억원 늘어 가장 많이 증가했다. 특히 한국장학재단은 전년 대비 부채 증가율이 2012년 12.9%에서 2013년 17.6%, 지난해 22.3%로 높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전날 116개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를 발표하며 “공공기관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성과급 지급 대상인 C등급 이상 평가를 받은 기관도 전체 87%로 전년보다 2% 포인트 상승했다. 부채 중점관리기관의 경우 부채가 늘어난 기관 중 경영평가 등급이 떨어진 경우는 부채가 100억원가량 늘어난 한국석유공사밖에 없다. 한국철도공사는 부채 비율이 410.9%로 44% 포인트 증가했음에도 평가 등급이 세 단계나 상승해 B등급을 받았다.

예정처는 또 한국광물자원공사 대한석탄공사 여수광양항만공사 한국철도공사 한국산업단지공단 한국철도시설공단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7개 기관은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이자비용 대비 영업이익 비율)이 1 미만이라고 지적했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기재부 경영 평가에서 한국광물자원공사(E등급)를 제외한 나머지 기관은 모두 C등급 이상을 받았다.

조봉환 기재부 공공정책국장은 “매년 부채가 40조원씩 늘었는데 5000억원을 줄인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라고 해명했다.

세종=윤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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