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좋아하는 연예인이 TV에 출연하는 데 마다할 팬은 없습니다. 그보다 반가운 소식이 없죠. 하지만 예외가 있습니다. 스포츠 예능만큼은 손사래를 칩니다.
“KBS 2TV ‘출발 드림팀 시즌2’는 폐지돼야 합니다.” 그룹 샤이니 팬들이 18일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주장한 내용입니다. 한·중 공동 제작되는 ‘출발 드림팀’에 민호(사진 위)가 출연한다는 소식에 발끈한 겁니다.
민호는 2010년 이 프로그램에 출연해 두 차례나 큰 부상을 당했습니다. 그해 7월 오른쪽 다리 근육이 파열돼 깁스까지 했죠. 점프했다 엉성한 자세로 떨어져 충격을 받은 겁니다. 팬들은 바닥에 깐 스티로폼 양이 부족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예능 프로그램 안전 문제는 수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됐죠. 그러나 달라진 건 없습니다. 또 다치진 않을까 팬들은 애가 탑니다. 아찔한 사고 당시 영상과 사진을 정리해 프로그램 폐지 여론을 모으는 건 그래서입니다.
‘출발 드림팀2’ 촬영 중 다친 출연자는 민호만이 아닙니다. 조성모, 예성·동해(슈퍼주니어), 고우리(레인보우), 가인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습니다. 시즌1 때도 부상자는 속출했습니다. 유재석과 유승준, 박준형(god), 전진(신화), 최정원 등이 몸 고생을 했죠.
MBC ‘아이돌 육상 선수권대회’(아육대)도 단골 부상 프로그램입니다. 민호·종현(샤이니), 성열(인피니트), 니엘·창조(틴탑), 레오(빅스), 설현(AOA·가운데), 동준(제국의아이들)이 다쳤습니다. 특히 타오(엑소·아래)는 ‘아육대’에서의 발목 부상이 팀 탈퇴 결정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타오 아버지는 지난 4월 “엑소로 활동한 3년간 크고 작은 부상에 늘 조마조마했다”며 소속사에 아들의 탈퇴를 요구했습니다.
출연 연예인들은 “부상당할 각오로 촬영한다”고 말합니다. 신인은 더 서럽습니다. 녹화 때문에 다쳐도 어디 가서 얘기도 못합니다. 눈치 보느라 다른 핑곗거리를 찾기 일쑤죠.
MBC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아육대처럼 부상이 빈번한 프로그램은 현장에 의료진과 응급차가 대기한다”며 “병원 진료가 필요할 경우 추가 발생하는 비용은 전부 방송사가 부담한다”고 설명했습니다. KBS 측 역시 “부상자를 위한 보험에 가입돼 있다”고 전했습니다.
스포츠가 접목되면 물론 볼거리는 다양해집니다. 예기치 않은 재미가 생길 수도 있겠죠. 하지만 잠깐 웃음을 위해 안전을 포기할 순 없습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안전불감증, 예능에서까지 그러면 어떡하나요.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친절한 쿡기자] 아이돌 줄부상 낳는 ‘스포츠 예능’ 韓·中 공동 제작 소식에 “프로 폐지를” 집단 반발
입력 2015-06-19 0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