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위기론 잠재우는 잇단 낭보… 현대차 ‘와신상담’ 빛 보나

입력 2015-06-19 02:42

위기론이 불거졌던 현대차그룹에 모처럼 낭보가 잇따라 전해졌다. 미국시장 내 신차품질조사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고, 브라질과 유럽시장 점유율이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과 유럽의 자동차 업체들에 고전하던 현대차에 청신호가 켜진 분위기다.

◇독일·일본차 제치고 미국시장 최고품질 인증=미국 최대 시장조사업체인 제이디파워가 17일(현지시간) 발표한 2015년 신차품질조사(IQS)에서 21개 일반 브랜드 가운데 기아차는 1위를, 현대차는 2위를 기록했다. 고급 브랜드를 포함한 전체 33개사 순위에서도 기아차는 2위, 현대차는 4위에 올라 BMW(6위) 렉서스(9위) 벤츠(14위) 아우디(16위) 등을 제쳤다.

IQS는 신차 100대당 발생한 고객들의 불만 건수를 나타내는 수치다. 점수가 낮을수록 높은 품질만족도를 의미한다. 기아차는 86점, 현대차는 95점을 받았다.

차종별로는 현대차 엑센트가 소형차 부문에서, 투싼은 소형 SUV 부문에서 각각 1위에 올랐다. 기아차 쏘렌토와 쏘울은 중형 SUV와 소형 다목적 차급에서 각각 1위를 차지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성과는 기존 차량 개발기준보다 한층 강화된 품질표준을 운영하고, 품질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등 정몽구 회장이 2011년부터 신(新)글로벌 품질경영을 추구한 결과”라고 말했다.

◇브라질 시장 점유율 9% 눈앞, 유럽시장 6%대 회복=경기부진으로 침체에 빠진 브라질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기아차는 역대 최고 월간 점유율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브라질자동차판매업협회 집계 결과 지난 5월 현대차의 점유율은 8.3%, 기아차는 0.6%를 나타냈다. 올해 들어 5월까지 두 브랜드의 누적 점유율은 8.4%에 이른다.

지난달 브라질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작년 5월보다 26.3% 감소한 20만5000대에 그쳤다. 대부분 업체들의 판매량이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현대차는 공격적인 판촉활동을 벌인 결과 감소폭을 13.6%로 최소화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현대·기아차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6%대를 회복하며 8개월 만에 최대치를 찍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5월 유럽에서 전년 동기보다 3.5% 증가한 3만6860대, 기아차는 7.7% 늘어난 3만4042대를 각각 판매했다. 두 업체의 판매 증가율은 전체 유럽 시장 평균치(1.4%)를 웃돌았다.

◇중국 충칭공장 착공, 내륙 공략 가속화=오는 23일에는 충칭시에서 현대차의 제5공장 착공식이 열린다. 착공식에는 정 회장이 참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경제개발구역에 들어서는 충칭공장은 연산 30만대 규모로 200만㎡ 부지에 프레스와 차체, 도장, 의장, 엔진공장이 27만4000㎡ 규모로 건립된다. 2017년 완공 예정이다. 최근 중국에서 경제성장률 둔화로 자동차 수요가 예상보다 부진하자 현대차도 고전하고 있다. 현대차는 충칭공장 완공을 계기로 중국 내륙 공략을 강화하는 등 반등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