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예술의 본질에 대한 근원적 질문과 대답

입력 2015-06-19 02:48

2013년 타계한 세계적인 예술철학자이자 평론가 아서 단토가 예술에 대한 자신의 통찰을 한 권에 집약한 유작. ‘무엇이 예술작품인가?’라는 예술의 본질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에 답하기 위해 단토는 50년 전 자신이 보고 예술의 종말을 선포하게 만들었던 앤디 워홀의 ‘브릴로 상자’를 다시 한 번 꺼내들었다. 워홀의 ‘브릴로 상자’는 브릴로란 브랜드의 세제를 운반하기 위한 포장 상자와 똑같은 것이지만 워홀의 선택에 의해 예술작품이 됐다.

단토는 한 물체를 예술작품으로 결정하는 데는 아름다움처럼 눈에 보이는 가치가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론적 특질이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즉 작가를 통해 어떤 의미가 구현된다면 그것이 곧 예술작품이 된다는 게 단토의 논지다. 그리고 이것은 단순히 현대예술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시대와 다양한 장르에 적용해도 마찬가지다.

현대에 들어 실험적이고 탈경계적인 예술작품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다른 철학자들이 예술을 열린 개념으로 정리한 것과 달리 이 책에는 예술을 닫힌 개념으로 믿고 정의한 저자의 여정이 오롯이 녹아 있다. 텍스트로만 이뤄진 원서와 달리 한국판은 도판을 함께 수록해 내용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