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재난] 朴 대통령, 삼성서울병원장에 “메르스 종식에 책임지고 협조하라”

입력 2015-06-18 03:04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충북 오송에 있는 국립보건연구원에서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을 만나 메르스 확산 사태에 책임 있게 대처해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대응 행보를 이어가는 박근혜 대통령이 17일에는 삼성서울병원 송재훈 원장을 만나 투명한 정보 공개와 철저한 방역을 거듭 주문했다. 때론 질타성 촉구도 있었다.

박 대통령은 오후 세종시의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즉각대응 태스크포스(TF), 충북 오송의 국립보건연구원을 잇따라 방문했다. 삼성서울병원 송 원장을 별도로 접견한 곳은 국립보건연구원 원장실에서였다. 송 원장이 박 대통령의 현장 방문 장소에 나타난 것은 청와대의 호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송 원장에게 굳은 표정으로 “메르스 확산이 꺾이려면 전체 환자의 반이 나오고 있는 삼성서울병원이 어떻게 안정되느냐가 관건”이라며 “삼성서울병원의 감염과 관련된 내용이 투명하게 전부 공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르면 대책이 안 나온다. 그러니까 빨리 잘 알리고, (메르스) 종식으로 들어가도록 책임지고 해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 “적극적으로 좀 더 협조해 힘써 주시기 바란다”고도 했다. 박 대통령은 접견을 마치고 보건연구원장실을 나가려다 다시 송 원장에게 다가가 “보수적으로 이렇게 하실 필요가 있다. 잘해 주시기 바란다”고 재차 당부했다.

뒤늦은 정보 공개, 미흡한 방역관리 등으로 메르스 확산의 또다른 진원지가 된 삼성서울병원의 최고책임자인 송 원장에게 관련 정보의 투명한 공개를 강력하게 촉구한 것이다. 표현은 부드러웠지만 사실상의 질책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이 자리에는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과 김우주 즉각대응 TF 공동팀장, 청와대 이병기 비서실장, 현정택 정책조정수석, 최원영 고용복지수석도 배석했다.

송 원장은 “메르스 사태 때문에 대통령님과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 드렸다. 너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보건 당국과 긴밀히 협조해서 하루빨리 끝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고개를 거듭 깊이 숙였다.

박 대통령은 앞서 중앙메르스대책본부에선 문 장관으로부터 관련 상황을 보고받고 감염의 연결고리가 차단될 수 있도록 철저한 관리를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확진 환자가 발생한 병원은 전문가와 행정권한을 가진 사람과 원장이 다 같이 모여서 상황을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24시간 비상근무를 하느라고 매일매일 어렵고, 굉장히 긴장이 될 것”이라며 “여기에서 방역 조치를 잘 잡아줘야 현장 공무원, 지자체, 역학조사관, 의료진 전부가 혼란 없이 체계적으로 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많이 힘드시겠지만 (메르스가) 빨리 종식되도록 최선을 다하시기 바란다”고 격려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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