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부제는 ‘버나드 루이스의 생과 중동의 역사’다. 한 지역의 역사와 나란히 등치시킬 수 있는 학자의 생애란 어떤 것일까? 이 책을 번역한 서정민 한국외대 교수(중동아프리카학과)는 “버나드 루이스, 그 이름은 항상 나의 학문적 고민과 함께했다”고 고백하면서 “미국 내 현존하는 최고의 혹은 가장 영향력 있는 중동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중동 알기는 우리에게도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다. 이슬람 인구의 증가, IS(이슬람국가)의 위험, 최근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까지. 근래 중동 책들이 다수 기획되고 출간되는 것도 이런 사정과 관련된다. ‘100년의 기록’은 올해 99세가 된 한 중동 역사학자의 생애와 학문적 궤적을 통해 중동의 역사를 꿰어나가는 흥미로운 구성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중동 이슈들에 대한 비평이다. 루이스는 중동 내 반미주의의 확산과 관련해 대다수 무슬림들은 미국을 기독교세계의 대표 국가로 생각하며 반감을 갖게 됐다고 분석한다. ‘오리엔탈리즘’의 저자 에드워드 사이드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그는 “이슬람세계에서 유럽 제국의 확장과 오리엔탈리스트 학자들을 연계한 것은 적절하지 않았다”면서 “사이드의 책을 처음 읽었을 때 나를 충격에 빠뜨린 것은 바로 그의 무지였다”고 말했다.
김남중 기자
[손에 잡히는 책] 99세 노학자의 삶·학문… 그리고 중동 역사
입력 2015-06-19 0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