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남구청 소속 주민센터 공무원인 154번 환자 A씨(52)의 메르스 확진을 계기로 대구에 ‘메르스 공포’가 빠르게 번지고 있다. 대구지역 첫 확진자인 데다 감염 후 열흘 넘게 시내 곳곳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많은 사람과 접촉했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17일 메르스 잠복기를 고려해 A씨가 1차 확진을 받고 대구의료원에 격리된 15일까지 13일간의 동선과 방문지 실명, 접촉자를 발표했다. 대구시는 A씨가 증상이 발현됐다고 보는 13일(오전 9시) 이후만 관리하면 되지만 시민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11일(오전 9시) 이후부터 관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밝혔다.
이 기간 가장 문제가 되는 곳은 14일 A씨가 갔던 대명5동에 있는 목욕탕 ‘동명목간’이다. 이곳에는 14일 오전 11시부터 15일 오후 7시까지 266명의 손님이 다녀갔다. A씨와 같은 시간대나 위험 시간대에 머물렀던 손님(자가 격리 대상)은 62명으로 파악됐다.
A씨는 앞서 11∼12일 관내 어린이집 4곳(상록·병아리·양지·무지개)에 들러 문 앞 편지함에 통지서를 놓고 왔고 기초생활수급자 집을 방문하거나 대명시장 등을 순찰했다. 가족과 외식도 했다.
대구시는 지난 11일부터 A씨가 격리될 때까지 접촉한 사람들 중 밀접 접촉자는 자가 격리하고 단순 접촉자는 능동감시할 예정이다. 자가 격리 대상자 105명 중 가족과 직장 동료 등 30명을 자가 격리했고, 나머지도 조치할 예정이다. 목욕탕과 어린이집 5곳, 경로당 3곳 등은 폐쇄했다. A씨가 지난 3∼10일 방문한 노래방, 주말농장, 경로당, 장례식장 등에서 접촉한 사람들에게도 능동감시나 정보제공 등의 조치를 할 방침이다. 관리 대상자는 600명이 넘는다.
시민들은 불안감에 떨고 있다. A씨 가족 신상정보와 아들이 타고 다니는 버스 노선 등 확인되지 않은 내용까지 무차별적으로 SNS 등을 통해 퍼지고 있다. 아들이 다니던 학원은 잠정적으로 문을 닫았다. 손님 입장 전 체온을 재는 목욕탕, 헬스장도 생겨나고 있고 각종 행사도 잇따라 취소되고 있다. A씨가 활동한 지역 인근 영남이공대는 휴업을 결정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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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6-18 0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