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재난] 우리동네에 중점병원 거부감?… “천만에요! 여러분 감사합니다”

입력 2015-06-18 02:43
메르스 환자 중점치료센터로 지정된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수원병원 울타리에 17일 의료진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는 내용의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수업을 마친 초등학생들이 마스크를 쓴 채 플래카드를 보며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의료진 여러분, 힘내세요. 우리가 함께 당신을 응원합니다.” “진정 당신들이 애국자입니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메르스 환자 중점치료센터로 지정된 경기도 수원시 정자동 수원병원 울타리 곳곳에 17일 의료진을 응원하는 내용의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수원시 새마을회와 주민자치위원회가 내건 것이다. 이 두 단체에는 수원병원 인근 주민과 정자시장 상인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전국 일부 지역에서 메르스에 헌신적으로 대응하는 의료진과 가족들을 감염자 취급하거나 따돌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와중에 ‘중점병원’ 지역 주민들이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준 것이다.

이 지역 주민들은 경기도의료원 산하 수원병원을 도내 메르스 환자만을 치료하는 병원으로 지정할 때에도 경기도의 조치를 받아들이고 협조했다.

수원시새마을회 김봉식 회장은 “메르스와 관련해 가장 고충이 많고 어려운 분들이 바로 의료진일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직접 찾아뵙지는 못하지만 플래카드로나마 응원의 마음을 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수원병원에는 과자와 쿠키, 편지가 들어 있는 예쁜 포장의 선물상자 50개가 배달돼 오기도 했다. 팔달구 교동에서 수제 과자점을 운영하는 권선미(39·여)씨가 수원병원 의료진을 응원하기 위해 수원시 메르스비상대책본부를 통해 보내온 선물이다.

권씨는 “메르스와 싸우고 계시는 확진자 분들과 의료진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됐으면 좋겠다”며 50개 상자마다 일일이 편지를 동봉했다.

수원병원 유향희 간호과장은 “집 옆에 감염병을 중점 치료하는 병원이 있어 주민들이 거부감을 가질 것이라고 걱정했는데 오히려 응원을 보내주니 감사할 따름”이라며 “주민들의 마음을 간직해 메르스가 완전히 퇴치되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의료인의 사명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메르스 치료 거점병원인 충북대병원에는 후원금이 답지했다. 오석송 충북대병원 발전후원회장이 후원금 500만원을 전달했고 조원일 충북의사회장도 이 병원을 찾아 격려금 200만원을 기탁했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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