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재난] ‘퇴원 준비’한다던 1번 환자 여전히 치료 중

입력 2015-06-18 02:14

메르스 첫 환자 발생 후 한 달 가까이 지나면서 이른바 ‘슈퍼 전파자’들의 근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에 메르스를 처음 옮긴 1번 환자(68)의 경우 지난달 20일 확진 후 곧바로 국가지정격리병원인 국립중앙의료원 격리병상으로 옮겨져 29일째 치료받고 있다. 1번 환자는 평택성모병원 등에서 모두 38명의 추가 감염자를 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6일 1번 환자가 완쾌에 가깝게 회복됐고 두 차례 유전자 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와 퇴원 시기를 조율 중이라고 밝혔었다.

하지만 발표 후 10여일이 넘었는데도 1번 환자의 퇴원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17일 국립중앙의료원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1번 환자의 건강 상태는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하고 있다. 발열·기침 같은 증상은 사라졌지만 폐기능이 완전 회복되지 않아 인공호흡기를 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보건 당국의 1번 환자 퇴원 언급과 관련해 “우리는 1번 환자 퇴원에 대해 얘기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등에서 지금까지 81명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한 14번 환자(35)는 지난달 30일 서울대병원으로 옮겨 치료 중이다. 정확한 건강 상태는 알려진 바 없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우리 병원에서 모두 5명의 환자가 치료받고 있는데, 이 중 이른바 ‘삼성병원 메르스 의사’로 알려진 35번 환자만 위중한 상태”라고 밝혔다. 14번 환자가 그렇게 위급한 상황은 아니라는 뜻이다.

이밖에 건양대병원과 대청병원에서 모두 23명의 전파자를 낳은 16번 환자(40)와 한림대동탄성심병원에서 6명에게 병을 옮긴 15번 환자(35) 등도 국가지정격리병원에서 여전히 치료를 받고 있다.

보건 당국이 메르스 환자를 퇴원시키는 기준은 두 가지다. 먼저 의료진이 봤을 때 전형적인 메르스 증상이라 할 수 있는 발열과 기침, 호흡곤란 등이 사라지고 안정적인 상태를 보여야 한다. 또 24시간 간격으로 시행한 유전자 검사(PCR)에서 두 차례 연속 음성이 나와야 한다.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이날 4번(46·여)과 12번(49·여) 환자가 완치돼 퇴원했다고 밝혔다. 퇴원자는 모두 19명이 됐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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