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은 어떤 전쟁이었나? 60년이 지났지만 6·25전쟁은 계속해서 재해석되고 있으며,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 또한 많다. 전쟁 발발 65주년을 앞두고 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그을린 대지와 검은 눈’(책미래)이다. 6·25전쟁에 지상군으로 참전했던 영국군과 오스트레일리아군 이야기를 들려준다. 국내 거주하는 영국인 저널리스트 앤드루 새먼이 90여명의 생존자 인터뷰를 바탕으로 영국군이 경험한 한국전쟁, 영국군의 눈으로 본 한국전쟁을 증언한다.
“영국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치른 전쟁 중 가장 인명피해가 컸으며 가장 잔인했던 전쟁은 따로 있었다. 이라크 전쟁이나 아프가니스탄 전쟁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 전쟁은 당시에도 주목을 거의 받지 못했으며, 오늘날의 영국인들도 그 전쟁을 거의 모르고 지낸다. 그 전쟁은 다름 아닌 한국전쟁이다.”
이 전쟁에서 영국군 1087명이 전사했다. 포클랜드 전쟁, 이라크 전쟁,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전사자를 모두 합친 수(783명)보다도 더 많다. 책은 영국 제27여단과 41코만도 부대, 그리고 왕립오스트레일리아연대의 참전기를 통해 전황이 가장 격렬했던 1950년 마지막 몇 개월의 최전선 상황을 보여준다.
영국 군인들은 불과 1주일 전에 출발 명령을 받았고, 무기나 보급품도 제대로 없는 상태에서 참혹한 전쟁터에 떨어졌다. 이들은 부산 방어선에서의 전투, 인천상륙작전과 중국의 충격적인 개입, 장진호 전투, 흥남철수작전 등 전쟁의 가장 극적인 순간들을 체험했다. 포로 학살, 마을 소각, 민간인 살해 등 60년이 흐른 지금에야 털어놓는 이야기들도 있다.
‘맥아더’(플래닛미디어)는 미국의 전쟁전문가 리처드 B. 프랭크가 쓴 맥아더 평전이다. ‘아메리칸 시저’ ‘미국의 슈퍼 영웅’이라는 찬사와 ‘전쟁광’ ‘과대망상증’ 같은 혹평이 엇갈리는 맥아더의 삶을 출생부터 사망까지 따라가면서 ‘최고의 업적과 최악의 실패가 공존하는, 매우 복잡한 인물’로 그려낸다.
맥아더에게 한국전쟁은 최고의 영광과 최악의 수모를 함께 안겨주었다. 맥아더는 ‘5000대 1의 확률’이라는 도박과도 같은 인천상륙작전을 감행함으로써 한국전쟁의 전세를 일거에 역전시켰다. 그러나 이후 합동참모본부의 명을 어기고 국경 근처까지 돌진해 중국을 자극함으로써 중공군의 개입을 불러왔다. 제3차 세계대전으로의 확전을 두려워한 트루먼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불복종으로 맞서다가 결국 해임을 당한다.
저자는 맥아더가 한국 문제를 두고 트루먼에게 도전하다 해임당한 것을 두고 “너무나 분명하게 그리고 공개적으로 국가 정책에서 벗어나 있었기 때문에 해임을 당한 것이며 그것은 적절한 조치였다”고 평가하면서 맥아더를 민군관계에 대한 중요한 교훈으로 조명한다.
한국전쟁 시 맥아더의 행적과 관련해서는 원로 언론인 남시욱 세종대 석좌교수가 출간한 ‘6·25전쟁과 미국’에서 좀더 자세히 볼 수 있다. 이 책은 미국 내 3자, 즉 트루먼 대통령과 애치슨 국무장관, 맥아더 유엔군 사령관에 초점을 맞춰 한국전쟁 수행과정을 분석했다. 저자는 맥아더의 해임을 “맥아더의 아시아중시주의에 대한 트루먼과 애치슨의 유럽중시주의의 승리”로 해석한다.
박실 전 의원이 쓴 ‘6·25전쟁과 중공군’(이상 청미디어)은 1990년대 초 이후 풀려나오기 시작한 공산권 공문서와 자료를 분석해 전쟁 시기 중공군의 움직임을 추적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책과 길] 서적들영국군, 그들에게 한국전쟁이란… 6·25전쟁 발발 65주년 ‘쏟아지는 관련 서적들’
입력 2015-06-19 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