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재난] 광주U대회, 메르스·북한 ‘속앓이’

입력 2015-06-18 02:50
문화체육관광부 김종 2차관(왼쪽 세 번째)이 17일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U대회 선수촌에서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선수촌 시설과 준비사항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5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U대회) 개막을 보름 앞두고 대회 조직위원회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이 대회 최대 복병으로 등장한 데다 흥행카드로 꼽혀온 북한선수단 참가 문제도 제대로 풀리지 않고 있어서다.

광주U대회 조직위는 “16일 오후 U대회 주경기장에서 군과 경찰, 소방 등 9개 기관 5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인질극과 폭탄 방화, 화학테러 발생 가능성에 대비한 합동훈련을 실시했다”고 17일 밝혔다.

조직위는 오는 26일 문을 여는 화정동 선수촌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선수·임원진의 방 배정 등 예행연습도 별도로 진행했다.

그러나 외부 여건이 대회 개최의 발목을 잡고 있어 조직위의 애를 태우고 있다. 이번 대회는 현재까지 역대 최대인 139개국 1만2975명이 참가등록을 했지만 불참 국가들도 제법 된다. 2013년 러시아 카잔대회(162개국 1만1759명)와 비교하면 참가인원은 많지만 참가국은 23개국이 적다. 메르스의 진원지인 사우디아라비아 등 일부 국가들이 메르스 확산을 우려해 불참을 통보해왔거나 불참의사를 굳혔기 때문이다.

U대회 흥행의 열쇠로 주목받아온 북한 선수·응원단 참가와 판문점을 통한 성화 봉송도 실현 가능성이 줄었다. 북한은 추가등록이 마감된 15일까지 참가 등록을 하지 않았다. 지난 5월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시험 발사하는 등 강경노선으로 돌아선 북한은 6·15공동선언 15주년 남북공동행사도 무산시켰다. 북한은 부족한 의료 인력과 시설 등 전염병에 취약한 보건환경으로 인해 선수단 파견 여부가 매우 불투명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따라서 북한 응원단과 판문점을 통한 성화 봉송도 성사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U대회 입장권 판매실적도 메르스 여파로 부진한 상황이다. 조직위는 개막 이전까지 개폐회식과 경기 입장권 60억원어치를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지만 지금까지 판매액은 30% 정도인 19억원 수준에 그쳤다. 조직위에는 단체 입장권을 구매한 중·고교에서 취소나 환불 여부를 묻는 전화가 줄을 잇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윤석 조직위 사무총장은 “메르스 사태와 남북관계 경색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지만 당초 목표한 ‘저비용 고효율’로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를 것”이라며 “선수촌 입촌 전날인 오는 25일까지는 참가등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세계 젊은이들의 스포츠 축제인 광주U대회는 다음 달 3일부터 14일까지 열린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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