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재난에 대한 신앙인의 자세

입력 2015-06-18 00:30

다윗의 왕권 말기에 전염병으로 죽은 자가 7만명이 됩니다. 당시로서는 큰 도시 인구와 맞먹는 숫자였습니다. 그 전염병이 왜 생겼는지, 그 끝이 어딘지 모른 채 온 이스라엘은 두려움에 떨었습니다. 약속의 땅에 왜 이런 일이 생긴 것일까요.

그것은 다시 하나님께로 돌아오라는 강한 신호였습니다. 전염병 재앙은 사무엘하 24장에 나온 다윗의 인구조사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었습니다. 과거의 인구조사는 제사장에 의해 진행되었습니다. 백성들의 규모를 파악해 잘 섬기기 위함이 목적이었습니다. 그러나 다윗은 군사들의 숫자만을 세었습니다. 자신의 나라가 얼마나 강성한지 자랑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왕은 다른 나라의 왕과 다릅니다. 하나님의 종입니다. 하나님의 뜻을 이 땅에 이루는 하나님의 대리자여야 합니다. 하나님을 왕으로 인정하고 순종할 때 그 나라는 가장 안전하고 복된 나라가 됩니다.

다윗은 언제나 자신의 자리를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다윗을 사랑하셨습니다. 그러나 이번 인구조사는 다윗이 스스로가 왕이라고 선언하는 것이었습니다. 모든 축복이 자기로부터 시작된 것처럼 여기는 행위였습니다. 그 순간 감사도 기도도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그런 다윗을 그냥 놔두지 않으셨습니다. 전염병으로 그의 나라를 징계하셨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다윗에게 희망을 버리지 않으셨습니다.

전염병이 도는 나라에 사는 그리스도인들은 이런 재난이 다시 하나님께로 돌아오라는 신호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본문 24∼25절에 보면 다윗은 타작마당과 소를 사서 번제와 화목제를 드립니다. 그때 여호와의 진노가 멈추고 재앙이 그쳤습니다. 정성을 다한 예배가 죽음의 저주를 해결했습니다. 다윗이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하나님께 예배를 드렸을 때, 하나님의 진노가 사라진 것입니다. 아무리 자녀가 부모의 마음을 아프게 해도 자녀가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면 부모의 아픔은 눈 녹듯이 사라집니다.

1960년대 남한의 1인당 GNP는 세계에서 101위, 북한은 60위였습니다. 6·25전쟁 전후에 상당수 지식인들이 월북했고, 반대로 북한의 신앙인들은 남한으로 내려왔습니다. 처음에는 지식인들의 나라가 앞섰지만, 결국 기도하는 나라가 복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문제는 무엇입니까. 이 모든 풍요로움을 주신 하나님을 향한 감사와 예배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값싼 신앙생활은 후손들에게 어떤 감동도 주지 못합니다. 사소한 약속만 생겨도 언제든지 포기할 수 있는 주일예배라면 그것은 매우 값싼 신앙생활일 것입니다.

다윗의 예배는 결국 전화위복의 은혜를 가져왔습니다. 예배의 감격을 회복한 후 다윗은 타작마당이 있던 산을 구입하고, 이후 솔로몬으로 하여금 그곳에 성전을 짓도록 모든 기초작업을 합니다. 전염병은 참으로 무섭고 아픈 재앙이었습니다. 희망이 보이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다윗이 하나님께 온전히 무릎을 꿇고 회개했을 때 하나님은 그 재앙을 물러가게 하셨습니다.

길성운 목사(서울 성복중앙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