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미국의 미사일 방어(MD) 시스템을 뚫을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40여기를 올해 안에 실전배치하겠다고 나서 서방과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러시아 침공에 대비해 옛소련 발트해 연안 국가들에 군사장비 배치를 확대하는 미국에 대항해 무기 경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 타스 통신 등은 블라디미르 푸틴(사진) 러시아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인근 도시 쿠빈카에서 열린 국제 군사기술 포럼 ‘군-2015’에 참석, “올해 안에 40기 이상의 신형 ICBM이 실전배치될 것”이라면서 “이 미사일은 기술적으로 가장 개량된 MD 시스템도 뚫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 미사일이 ‘RS-24 야르스’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09년부터 실전배치된 신형 ICBM 야르스는 개별 조종이 가능한 3∼4개의 핵탄두를 장착하고 최대 1만1000㎞를 비행해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성능을 갖췄다. 특히 적의 방공망을 교란할 수 있는 시스템을 장착해 미국의 MD망을 뚫을 수 있는 효과적인 무기로 평가받고 있다.
영국 BBC방송 등 외신들은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발표에 대해 미국 측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인 일부 동유럽 국가에 중화기를 배치할 계획을 밝힌 데 뒤따른 것이라고 해석했다. 당시 러시아 국영 RIA통신은 “나토 회원국들이 우리를 무기 경쟁으로 내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는 아나톨리 안토노프 러시아 국방부 차관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군 고위 지휘관회의에서 “러시아의 핵 전력은 국제적인 균형을 지키기 위한 중요한 요인”이라면서 “러시아에 대한 대규모 공격 가능성을 효과적으로 막아준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러시아군이 신형 ICBM 50기의 추가 인수에 착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행사에서 무기 제조업체 UIMC는 최대 9㎞ 거리에 있는 드론과 미사일까지도 파괴할 수 있는 러시아 최초의 극초단파(마이크로웨이브) 총을 선보이기도 했다.
임세정 기자
푸틴 “올해 40여기 신형 ICMB 실전배치”
입력 2015-06-17 03: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