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작가인 신경숙(52·사진)씨가 과거에 쓴 단편소설에서 일본 작가의 작품을 표절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소설가 이응준(45)씨는 16일 신씨의 소설집 ‘오래 전 집을 떠날 때’(1996년 창작과비평사)에 수록된 단편 ‘전설’의 한 대목이 미시마 유키오의 ‘금각사, 우국, 연회는 끝나고’(1983년 주우세계문학전집 제20권)에 실린 단편 ‘우국’ 일부를 표절했다고 주장했다. 온라인 매체 허핑턴포스트코리아에 기고한 ‘우상의 어둠, 문학의 타락’이라는 제목의 글에서다.
“두 사람 다 실로 건강한 젊은 육체의 소유자였던 탓으로 그들의 밤은 격렬했다. (중략) 첫날밤을 지낸 지 한 달이 넘었을까 말까 할 때 벌써 레이코는 기쁨을 아는 몸이 되었고, 중위도 그런 레이코의 변화를 기뻐하였다.”(미시마 유키오)
“두 사람 다 건강한 육체의 주인들이었다. 그들의 밤은 격렬하였다. (중략) 첫날밤을 가진 뒤 두 달 남짓, 여자는 벌써 기쁨을 아는 몸이 되었다. 여자의 청일한 아름다움 속으로 관능은 향기롭고 풍요롭게 배어들었다. 그 무르익음은 노래를 부르는 여자의 목소리 속으로도 기름지게 스며들어 이젠 여자가 노래를 부르는 게 아니라 노래가 여자에게 빨려오는 듯했다. 여자의 변화를 가장 기뻐한 건 물론 남자였다.”(신경숙)
이씨는 두 소설가의 글에서 거의 일치하는 부분을 나란히 제시한 뒤 “이는 순수문학 프로 작가로서는 도저히 용인될 수 없는 명백한 ‘작품 절도행위-표절’”이라고 비판했다.
이씨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과거에 쓴 소설이고 비슷한 논란이 더러 있었지만 누구도 공식적으로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면서 “인기 작가의 표절 문제를 외면해 온 문단의 태도에 문제가 있었음을 늦었지만 짚고 싶었다”고 말했다.
손영옥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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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 소설 표절 논란
입력 2015-06-17 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