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최초 발생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의료 전문가들이 방한해 한국에선 병원 바깥에서 대량 감염 사태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사우디 정부는 투명하고 정확한 정보를 일관성 있게 제공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 의대 의생명연구원에서 열린 ‘메르스 감염의 역학·임상적 양상과 관리’ 특강에는 자파르 알 타픽 존스홉킨스 아람코 헬스케어 감염내과 전문의, 아나스 아얀 리야드 지역 건강관리 담당자, 알리 알바라크 사우디 질병관리본부장이 참석했다. 대한예방의학회와 한국역학회가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국내 의학계 인사 70여명이 참석했고 온라인으로도 생중계되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강의에 나선 알바라크 본부장은 “사우디는 대가족 사회여서 공동체 감염 사례가 있었지만 메르스는 기본적으로 소독·치료 과정에서 의료 장비 등을 통해 병원 내부에서 전파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도 모든 발병 사례가 의료기관에서 일어났다”며 “지역사회 4차 감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얀 박사는 기침 에티켓 등을 소개하면서 “방송과 SNS 등을 통해 ‘우리는 이것을 멈출 수 있다(We can stop this)’는 심리적 교육을 할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타픽 전문의는 사우디 메르스의 역학적·임상적 특성과 치료 경험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낙타를 애완동물로 키우는 사우디는 동물에게 옮는 환자가 많은 반면 한국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감염이 일어나고 있다”며 “경험상 사람 간 바이러스 전파가 지속적으로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사우디와 한국의 메르스 치사율을 비교하며 “우리는 초반 치사율이 60%였다가 40%로 떨어졌다. 한국은 초반부터 관리가 엄격한 편이어서 10%대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사우디는 중증 환자를 표본으로 메르스 사망률을 집계하고 있다. 그는 “메르스 역학조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와도 X선상 폐렴 소견이 보이면 계속 관리·관찰할 필요가 있다”며 “흉부 X선이나 CT 촬영 등 영상의학적인 접근도 필요하고 확진 검사도 수차례 반복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김미나 황인호 조효석 기자
min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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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6-17 0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