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 아내의 몸 던진 남편사랑… 방광암·허리 수술 등 뒷바라지하다 간 이식까지

입력 2015-06-17 02:02
박용복씨가 아내 김순자씨의 간을 이식받아 건강을 되찾고 있다. 괴산군 제공

중국 지린(吉林)성에서 한국으로 시집을 온 아내가 남편에게 간을 이식해 줘 감동을 주고 있다.

16일 충북 괴산군에 따르면 박용복(59)씨와 김순자(56)씨는 박씨 친척의 소개로 만나 1994년 괴산군 칠성면에서 결혼 생활을 시작했다. 조선족인 김씨는 단란한 가정생활을 꿈꾸며 한국으로 시집왔지만 결혼한 지 몇 년 만에 남편이 방광암으로 수술을 받는 어려움을 겪었다. 그 뒤 남편은 허리가 좋지 않아 두 차례 더 수술을 받았고 2012년에는 간암 판정까지 받아 간 일부를 절제하기도 했다.

남편의 투병이 오랫동안 이어지면서 3만여㎡의 농사는 김씨가 도맡아야 했다. 이들 부부는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3형제를 키우며 단란한 가정을 일궜다.

하지만 박씨가 올해 간암이 재발해 생명에 위협을 받았다. 결국 간 이식이 유일한 치료방법이라는 말을 들은 김씨는 남편을 위해 기꺼이 간 이식을 결정했고 지난 4월 남편과 함께 수술대에 올랐다.

김씨는 “제 몸의 일부를 떼어 남편을 살릴 수 있으니 고마울 따름”이라며 “남편이 빠르게 회복하고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박씨는 “20여년 동안 가정을 잘 꾸미고 투병을 도와준 아내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괴산=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