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현재 공존 공간으로… 세운상가, 다시 태어난다

입력 2015-06-17 02:17
세운상가 활성화 국제현상공모 당선작 조감도. 남북 보행데크축을 복원하고 동서로는 역사적으로 지속되었던 길들을 찾아내 공간적·시각적으로 연결한 게 특징이다. 서울시 제공

도심 재생의 표본이 될 서울 종로 세운상가의 미래모습이 윤곽을 드러냈다.

현재 세운초록띠공원 자리는 종묘와 연결되는 횡단보도부터 세운상가 2층까지 완만한 경사로 이뤄진 넓은 광장으로 거듭난다. 너무 높아(3층 높이) 한번에 접근할 엄두가 나지 않는 남북 보행데크는 ‘플랫폼 셀’이라고 부르는 컨테이너 같은 모듈화된 박스를 데크 위·아래에 끼워 넣어 지상층(기존 도시조직)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플랫폼 셀 안에는 전시실 등 공공편의시설이 들어서며 이 셀은 3층 보행데크와 2층을 수직으로 오갈 수 있는 통로가 된다.

서울시는 세운상가 활성화를 위한 공공공간 설계 국제현상공모 당선작으로 이_스케이프 건축사무소의 ‘Modern Vernacular(현대적 토속)’을 최종 선정했다고 16일 밝혔다.

당선작은 1968년 거대구조물인 세운상가가 들어서기 전 실핏줄 같은 골목길을 따라 자연스럽게 생긴 집들과 삶의 방식을 기존도시 조직인 ‘토속’으로 정의했다. 이를 현대에 속하는 세운상가 데크와 내부로 자연스럽게 연결시켜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도시 구조를 재현하도록 설계했다. 이를 위해 남북(종묘∼남산)으로는 끊어진 보행데크의 축을 복원하고, 동서(종로∼동대문)로는 역사적으로 지속되었던 길들을 찾아내 공간적, 시각적으로 연결했다. 위·아래로는 중간레벨의 데크를 추가해 상·하부가 서로 유기적이고 삼차원적으로 그물망처럼 연결되면서 기존 도시조직과 세운상가 사이의 끊어진 조직을 뜨개질 하듯이 연결해 나가도록 제안했다. 84일간 진행된 공모전에는 82개 작품이 제출됐는데 해외 작품(44개)이 국내(38개)보다 많을 정도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관심이 뜨거웠다. 서울시는 오는 22∼30일 당선작을 비롯한 8개 작품을 시청 신청사 1층 로비에 전시해 시민들에게도 공개한다.

시는 당선작을 토대로 지역주민 대상 설명회, 분야별 전문가 소통을 통해 설계를 구체화한 뒤 오는 12월 1단계 구간(종로∼세운상가∼청계·대림상가) 공사에 착수해 내년 말 완료할 계획이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