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번 환자(40)는 23명의 3차 감염자를 낳은 ‘슈퍼 전파자(super spreader)’다. 23명 중 무려 26%인 6명이 사망했다. ‘치명적 슈퍼전파자’라고 불러야 할 정도다. 정부는 슈퍼전파자에게 감염된 환자 중 사망자가 속출하자 이들의 바이러스 유전자 염기서열을 추가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했다.
16번 환자는 지난달 15∼17일 평택성모병원에 입원해 1번 환자(68)와 같은 병동에 머물렀다. 이후 발열 증상이 나타나 대전 대청병원(25∼27일)과 건양대병원(28∼30일)을 거쳤고, 31일 메르스 확진을 받았다. 그는 대청병원에서 같은 병실 환자 등 10명, 건양대병원에서 같은 병동 환자·보호자 등 13명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했다.
감염자 수는 78명에게 바이러스를 옮긴 14번 환자(35)보다 적지만, 주목할 건 사망자 비율이다. 16번 환자에 의해 3차 감염된 환자 중 현재까지 6명이 숨졌다. 치사율은 26%에 이른다. 16일 현재 전체 메르스 확진자 치사율 12.3%(154명 중 19명 사망)보다 배 이상 높다. 14번 환자는 3차 감염자 78명 중 8명이 숨을 거둬 치사율이 10.3%다.
이 때문에 16번 환자에게서 전파된 바이러스가 ‘변이’된 것 아니냐는 의문까지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보건 당국은 ‘변이나 돌연변이는 없다’는 입장이었다. 보건 당국은 지난 6일 2번 환자(63·여)에게 채취한 바이러스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미국 국립보건연구원에 보관된 메르스 바이러스 표준주와 99.55% 일치했다고 발표했었다.
정부도 16번 환자 경우에 특이점이 있다고 인정했다. 권준욱 중앙메르스대책본부 기획총괄반장은 “슈퍼 전파자의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검사 필요성이 충분히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바이러스 유전자의 변이 여부는 기존에 알려진 잠복기나 감염경로, 치사율 등을 수정하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된다. 다만 복지부 관계자는 “언제, 어떤 식으로 검사를 시행할지 등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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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재난] 16번 환자에 감염자 26% 사망… ‘치명적 슈퍼 전파자’ 촉각
입력 2015-06-17 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