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에선 메르스, 江에선… 낙동강 녹조 몸살… 4개 보에 ‘펄스형 방류’

입력 2015-06-17 02:15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16일 대구시 달성군 강정고령보에서 녹조를 방지하기 위해 한꺼번에 많은 물을 내려 보내는 ‘펄스(Pulse)형’ 방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녹색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녹조현상이 발생한 지난 10일 대구 달성군 구지면 낙동강 도동나루터 일대 모습. 연합뉴스
가뭄이 이어지면서 낙동강 곳곳에 녹조가 발생해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낙동강 상류에는 남조류가 급속도로 증가해 정부가 국내 처음으로 ‘펄스(Pulse)형 방류’에 나서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16일 환경부에 따르면 최근 낙동강 하류 창녕함안보의 수질을 측정한 결과 녹조를 유발하는 클로로필-a가 ㎥당 30.5㎎, 남조류 개체 수는 ㎖당 3988개가 나왔다.

이달 1일 측정에서는 클로로필-a가 32.5㎎, 남조류가 838개가 검출됐다. 지난달 26일에는 클로로필-a 66.0㎎, 남조류 938개가 나왔다. 창녕함안보에는 이달 2일 ‘출현알림’(조류주의보)이 발령됐다. 조류경보제는 취수원으로 쓰이는 수계가 발령 대상이다.

환경부는 매주 전국 주요 하천의 수질을 분석한다. 2회 이상 채취했을 때 연속해서 클로로필-a 농도가 ㎥당 15㎎ 이상이고 남조류 세포 수가 ㎖당 500개 이상이면 출현알림이 내려진다. 클로로필-a와 남조류 수치가 25㎎ 이상, 5000개 이상이면 ‘조류경보’를, 100㎎ 이상, 100만개 이상이면 ‘조류대발생’을 각각 발령한다.

낙동강 상류인 상주보에선 지난 8일 클로로필-a가 13.3㎎, 남조류가 2287개가 나왔다. 4일 측정에서는 클로로필-a가 14.7㎎, 남조류가 2만4989개나 검출됐다. 1일에는 클로로필-a 29.3㎎, 남조류 3만6873개, 지난달 26일에는 클로로필-a 37.9㎎, 남조류 2342개가 각각 나왔다.

합천창녕보도 클로로필-a와 남조류 측정치가 8일 16.0㎎, 7651개 검출됐다. 지난 1일에는 15.6㎎, 833개와 지난달 26일에는 18.1㎎, 687개가 각각 관찰됐다.

환경부는 지속된 가뭄으로 물의 정체가 심해졌고 수온 상승으로 인한 용존산소 고갈 등으로 일부 수역에 여름철 녹조 대발생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정체 구간이 많은 낙동강 중류(고령보∼함안보)를 시작으로 7∼8월에는 4대강 주요 수계에서 유해 남조류 개체수가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낙동강 녹조를 줄이기 위해 이날 강정고령보와 달성보, 합천 창녕보, 창녕함안보 등 낙동강 4개 보에 ‘펄스형 방류’를 하기로 했다. 펄스형 방류는 녹조가 발생할 경우 조류 성장을 억제하기 위해 한꺼번에 많은 물을 방류하는 것으로 호주에서 개발된 방류 방식이다. 부산국토관리청은 이날 강정고령보에서 500만㎥의 물을 한꺼번에 방류하는 펄스형 방류 시범을 보였다.

이 방식을 도입하면 기존에 보를 운영하는 방식과 비교해 조류농도가 5∼36% 줄어들 것으로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전망하고 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