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발견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4차 감염 6건의 ‘전파자’ 4명이 모두 사망했다. 3차 감염자인 이 4명은 6명에게 4차 감염을 일으킨 뒤 치료 도중 숨졌다. 메르스 사망자가 숨지기 전 이동하거나 치료받는 과정에서 4차 감염이 발생하고 있다는 얘기다. 보건 당국의 방역 실패에 따른 일이지만 이제라도 메르스 사망자의 생전 이동 루트에 대한 집중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가 16일 확진자로 발표한 153번 환자(61·여)는 지난 5일 경기도 용인시 양지 서울삼성의원에서 118번 환자(67·여)와 접촉해 감염됐다. 118번 환자는 3차 감염자, 153번 환자는 4차 감염자다. 118번 환자는 지난 13일 사망했다.
전날 발표된 147번 환자(46·여)도 8일 서울 송파구 송태의내과에 갔다가 3차 감염자인 123번 환자(65)에게서 감염됐다. 123번 환자 역시 15일 숨졌다.
대전 건양대병원에서 심폐소생술을 하다 감염된 간호사(39·여·148번 환자)도 마찬가지다. 그가 심폐소생술을 실시한 36번 환자(82)는 지난 3일 사망했다. 메르스 확진 판정은 사후에 나왔다.
또 다른 3차 감염자이자 사망자인 76번 환자(75·여)도 생전에 최소 3명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했다. 그를 서울 강동경희대병원과 건국대병원으로 실어나른 구급대원 2명(133번·145번 환자)과 건국대병원에서 같은 병실에 있었던 150번 환자(44)가 76번으로 인한 4차 감염자다.
14일 양성 판정을 받은 76번 환자의 아들(55·146번 환자)도 어머니에게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
엄중식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사망에 이르는 과정에서 바이러스로 인한 염증과 폐렴이 심해졌을 것”이라며 “바이러스가 복제로 인해 농도가 높아져 감염력도 커졌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근 발생하는 사망자가 그동안 거친 병원과 이동 경로에 대한 정밀 추적 관리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보건 당국은 “확진자·격리자가 많은 의료기관 13곳을 집중관리 병원으로 지정해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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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6-17 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