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신앙

입력 2015-06-17 00:42

예수님의 열두 제자는 아니지만 늘 예수님의 삶과 사역의 현장에 있었던 평범한 두 제자가 실의와 좌절 가운데 예루살렘을 떠나 엠마오로 가고 있었습니다. 그때 예수님께서 나타나셔서 “너희가 길을 가면서 주고받는 이야기가 무엇이냐”라고 물었습니다.

두 제자 중 글로바가 슬픈 표정으로 가던 길을 멈추고 핀잔 섞인 어투로 대답했습니다. “예루살렘에 머물러 있었으면서 그곳에서 일어난 사건을 혼자만 모르고 있단 말이요?” 그래도 예수님은 모르는 척하면서 되물었습니다. 그러자 그들이 말합니다. “예수님은 말과 행동에 있어 하나님과 민중으로부터 인정받았던 능력 있는 선지자였지요. 그런데 우리의 종교·정치 지도자인 대제사장들과 관원들이 예수님을 사형 판결에 넘겨주었고 예수님은 힘없이 처형당하고 말았습니다. 사흘 후 여인들이 무덤에 가보았는데 그분의 시체는 보이지 않았고 찬란한 옷을 입은 두 천사가 곁에 서서 어찌하여 살아 있는 자를 죽은 자 가운데서 찾느냐고 말을 했다는 것입니다.” 두 제자와 예수님은 대화를 하다 엠마오에 도착했고 날이 저물어 더 이상 여행이 어렵게 되자 예수님에게 간청해 그곳에 묵게 됐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떡을 가지사 축사하고 떼어 주셨습니다. 그때 제자들의 눈이 밝아져 예수님인 줄 알아보게 됐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이미 그곳을 떠나 보이지 않으셨습니다. 그들은 날이 어두워졌음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예루살렘을 향해 달려갔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다고 증언했고 새로운 기대와 희망을 갖게 됐습니다.

엠마오로 내려가는 낙심한 두 제자의 발걸음이 어떻게 해서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됐습니까. 그들은 예수님을 선지자 정도로 알았습니다. 주님께 완전히 자기를 바친 믿음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떡을 가지사 축사하고 떼어 주심으로 주객이 바뀌었을 때 그들의 눈이 밝아져 예수님인 줄 알아보았습니다. 예수를 만났다는 사실을 깨닫는 바로 그 순간, 이미 날이 어두워졌는데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예루살렘으로 달려갔습니다. 주객이 바뀌면 이렇게 달라집니다. 떡을 떼어 나누어 주는 것은 주인이 할 일입니다. 예수님은 주인이자 제자들의 삶의 주권자가 돼 있었습니다. 떡을 떼어 나에게 주시는 주님이 내 삶을 주관하실 때 실의와 좌절, 근심과 두려움이 사라진다는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겸허하게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순종할 때 주님이 내 삶을 주관해 주시는데 그때 실의와 좌절, 근심과 두려움이 사라진다는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예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이르시되 미련하고 선지자들이 말한 모든 것을 마음에 더디 믿는 자들이여 그리스도가 이런 고난을 받고 자기의 영광에 들어가야 할 것이 아니냐 하시고 이에 모세와 모든 선지자의 글로 시작하여 모든 성경에 쓴 바 자기에 관한 것을 자세히 설명하시니라.”(눅 24:25∼27)

당신은 지금 실의와 좌절로 엠마오로 내려가는 사람입니까. 아니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자로서 기쁨과 감격으로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참 신앙인입니까.

정영교 산본 양문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