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아바타’ 현실이 되다… KIST 김기훈 박사팀 센서 개발

입력 2015-06-17 02:37
피부 근전도센서를 팔뚝에 착용한 남성이 손가락을 허공에 움직여 멀리 있는 컴퓨터 화면에 글씨를 쓰고 있다. KIST 제공

손의 움직임을 미리 파악해 똑같이 따라하는 가상현실 속 ‘아바타’(자아 분신), 허공에서 움직이는 손동작만으로 컴퓨터 화면에 글씨를 쓰는 영화 속 장면. 상상만 해오던 이런 기술이 이르면 올 하반기 우리나라에서 상용화될 전망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김기훈 박사팀은 근육 신호를 사용해 사용자의 동작과 움직임을 실시간 예측하는 ‘피부 근전도센서(sEMG)’를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가상현실 속 아바타나 멀리 떨어져 있는 로봇을 자신의 의도대로 움직이려면 이들에게 운동신호를 전달해야 한다. 하지만 이미 움직임이 일어난 뒤 신호를 전달하면 아바타 또는 로봇이 내 동작을 뒤따라할 뿐 실시간 움직임을 구현할 수 없다. 따라서 아바타나 로봇을 실시간 움직이려면 실제 동작이 일어나기 전 어떤 동작이 이뤄질지 예측해 그 신호를 전달해야 한다.

김 박사팀이 개발한 피부 근전도센서는 팔뚝에 차면 센서 착용자의 손목과 손가락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다. 손목과 손가락 움직임은 팔뚝 근육에 의해 이뤄지는데 피부 근전도센서가 손목과 손가락 움직임이 일어나기 전 팔뚝 근육에서 먼저 발생하는 전기신호를 감지한다. 감지된 전기신호로 손목과 손가락이 어떻게 움직일지 예측해 이를 아바타나 로봇에 전달하면 아바타나 로봇의 움직임이 센서 착용자의 움직임과 같은 시간에 일어날 수 있다.

김 박사는 “어깨동작 예측을 위해선 가슴근육, 다리 동작 예측은 허벅지 근육 전기신호를 감지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이용한 시제품을 올 하반기에 재활로봇 등의 헬스케어 시장과 사무용 기기 시장에 내놓을 전망이다.

한편 KIST 박지형 박사는 안경처럼 쉽게 착용해 가상현실을 체험하는 ‘안경식 디스플레이’(HMD)를 개발했다. 머리에 벨트로 착용해야 하는 기존 장치에 비해 작고 가벼워 안경처럼 쓸 수 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