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경찰서 경찰관인 119번 환자(35)의 메르스 감염 경로가 6일째 오리무중이다. 정부는 병원 감염 가능성은 낮다고 인정하면서도 지역사회 감염은 아니라는 모호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이 환자는 에크모(체외혈액순환장치)를 부착한 채 치료 중이다. 의식을 되찾는 등 병세가 다소 호전되고 있다.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관계자는 15일 “119번 환자의 병원 내 감염 가능성이 낮다”고 밝혔다. 병원 감염이라는 방향성을 정해두고 증거를 찾던 기존 입장에서 선회한 것이다.
119번 환자는 지난달 26일과 28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입국한 친구를 만나 저녁식사를 했다. 이후 발열 등 증상이 나타났고 지난달 31일 오후 11시30분쯤 평택 박애병원을 찾았다. 당시 진료 의사는 보건 당국에 의심환자 신고를 했고, 1차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지난 2일 서울 국립중앙의료원에 격리됐다가 2차 검사에서 음성이 나와 4일 퇴원했다. 서울역을 거쳐 평택까지 기차(누리로 1727호)로 이동했다. 증상이 나빠지자 5일 아산충무병원에 입원했다. 9일 충남 천안 단국대병원으로 옮겨져 다음날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당초 보건 당국은 119번 환자의 감염 장소를 박애병원, 감염원을 52번 환자(54·여)로 추정했다. 같은 날 비슷한 시간대에 이 병원에 들렀다는 게 이유였다. 하지만 병원 CCTV 확인 결과 두 환자의 동선이 겹치지 않았다. 사우디에서 온 친구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
감염경로를 찾을 수 없자 보건 당국은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경찰이라는 직업적 특성에 주목했다. 접촉자 명단을 파악·조사했지만 명확히 밝혀진 메르스 환자나 접촉자는 아직 없다.
이 때문에 ‘지역사회 감염’이 진행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4번 환자(35)가 지난달 27일 평택 시외버스터미널과 시외버스를 이용하면서 바이러스를 퍼뜨렸을 가능성에 주목한 분석이다. 보건 당국 관계자는 “100% 지역사회 감염이라고 결론내린 것은 아니다”며 “환자와의 인터뷰 등 보완 조사를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관련기사 보기]
[메르스 재난] 당국 “병원 감염 가능성 낮다”로 선회 평택 경찰관 미스터리… ‘지역 감염’ 우려
입력 2015-06-16 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