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삼성서울병원을 찾은 환자와 가족들은 불안한 모습이 역력했다. 부분 폐쇄 상태임을 알지만 급한 치료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찾아온 이들이었다. 그밖에는 발걸음이 뜸해 적막해 보이기까지 했다. 헛걸음하는 환자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국내 최대 병원인 삼성서울병원은 어느새 환자들의 ‘기피 병원’이 돼버렸다.
삼성서울병원은 오전부터 본관과 별관의 모든 출입구에 안내직원을 배치해 철저하게 출입을 통제했다. 직원이나 일부 내원환자를 제외하곤 병원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 모든 방문객의 체온을 적외선 카메라로 측정한 뒤 발열상태로 의심되면 다시 체온을 쟀다. 바이러스가 유포됐던 응급실은 2.5m 높이의 철제 펜스에 완전히 가려졌다. 메르스 예진실은 2개로 늘었다.
내원환자도 가려 받았다. 담당의사가 진료를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 환자, 기존 환자 중 처방전을 받아야 하는 환자만 사전에 연락한 뒤 들어갈 수 있었다. 환자들은 이런 조치를 불안하게 받아들였다. 신장질환을 앓고 있다는 H씨는 “약 타러 왔는데 면역력도 많이 떨어진 상태라 불안하다”며 “건물로 들어갈 용기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집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부친의 암 진료 때문에 온 P씨(여)는 “집에 아이도 있어서 아버지만 치료받으러 병원 안에 들어갔다”고 했다. P씨는 마스크와 목장갑을 끼고 있었다.
반면 이 병원 미화원 A씨(여)는 “오히려 병원 내 검사가 철저해져서 다른 곳보다 더 안전하다고 느낀다”고 했다. 병원 관계자는 “8000여명 임직원 전원에 대해 매일 2번씩 체온 체크를 하고 있다. 이상이 있을 경우 별도의 임직원 클리닉에서 진료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8개(200여명 수용)인 격리병동 수를 19개(450여명)로 점차 늘려갈 방침이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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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6-16 0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