핍박 받는 로힝가族 찾아 동남아 탐방… 기독교 난민 단체 ‘피난처’ 소속 조무사씨 실태파악 나서

입력 2015-06-16 00:39
로힝가족 실태 파악에 나서는 조무사씨는 “로힝가족은 전 세계에서 가장 핍박받는 민족 중 하나이며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교회조차 없는 미전도종족”이라고 말했다.

존재조차 알려지지 않았던 미전도종족, 로힝가족(族)을 찾아 한국인이 길을 떠난다. 미국 남침례교단 출신으로 기독교 난민 단체인 ㈔피난처 소속 조무사(58)씨는 16일부터 한 달 동안 말레이시아와 태국, 미얀마,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등 5개국을 돌며 로힝가족이 처한 실태를 파악하고 교회의 할 일에 대해 조사한다.

조씨는 15일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로힝가족은 미얀마로부터 버림을 받아 쫓겨나고 인근 국가들에서도 번번이 추방당해 바다 한 가운데나 정글 속에 버려진 불쌍한 사람들”이라며 “교회나 선교사가 한 명도 없으며 심지어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교회조차 없는 미전도종족”이라고 밝혔다.

로힝가족은 전 세계에서 가장 핍박받는 민족 중 하나다. 지난해 10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들에 대한 인권 회복을 당부하면서 그 존재가 세상에 알려졌다. 이들은 미얀마 라카인 주에 80만 명, 방글라데시 난민촌에 20만 명이 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얀마 남부 연안 안다만해에서는 해상난민 수천 명이 떠돌고 있다.

로힝가족은 방글라데시 남부 방언과 비슷한 언어를 사용하며 종교적으로 이슬람을 신봉한다. 이 때문에 불교국가 미얀마에서 박해를 받았고, 불법 이주자라며 차별을 받았다. 1982년에는 국적까지 박탈당해 여행이나 결혼을 할 수 없게 됐다. 2012년 미얀마 라카인주에서 발생한 유혈 폭력 사태로 로힝가족 수백 명이 사망했고, 당시 3만 명이 미얀마에서 쫓겨났다. 방글라데시는 초기엔 로힝가족 난민을 받아들였으나 최근엔 유입을 차단하는 강경책을 고수하고 있다.

조씨는 “유엔이 가장 불쌍한 난민으로 지정했으나 어느 나라도 난민으로 인정치 않고 있다”며 “배를 타고 사선을 넘어 도착하더라도 다시 바다로 쫓겨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는 난민을 인정치 않아 검거 시 추방되며 최근 인도네시아가 몇 백 명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로힝가족은 선교적으로는 ‘UUPG(Unengaged Unreached People Group)’, 비접촉 미전도종족 그룹에 해당한다. 교회나 선교사가 없는 최우선 선교 대상이다. 이들에 대한 선교 사역은 A단체가 말레이시아에 거주하는 극소수 로힝가족 어린이를 위한 학교 운영이 유일한 것으로 전해진다. 조씨는 “한국교회는 로힝가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교회는 이들에 대한 정보를 찾아 기도하며 선교사를 파송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