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박인비(27·KB금융그룹)가 박세리(38·하나금융그룹)의 위업을 뛰어 넘을 기세다.
15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해리슨의 웨스트체스터컨트리클럽에서 끝난 이 대회에서 박인비는 자신의 롤 모델이기도 한 박세리가 갖고 있는 한국 선수 메이저 최다승(5승)을 뛰어 넘어 메이저 6승을 달성했다.
박인비는 2008년 US오픈에서 첫 메이저 우승을 차지했고 2013년에는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현 ANA 인스퍼레이션), LPGA 챔피언십(현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 US여자오픈 등 3개 메이저 대회를 석권하며 절정의 기량을 과시했다. 이어 2014년에 이어 올해도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 우승컵을 다시 들어 올리며 메이저 대회에서만 총 6차례 우승했다.
반면 박세리는 1998년 5월 LPGA 챔피언십에서 메이저 첫 우승을 시작으로 그해 US여자오픈을 석권하며 스타덤에 올랐다. 2001년 처음 메이저 대회로 승격한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그는 2002년과 2006년 LPGA 챔피언십에서 또 다시 우승, 모두 5개의 메이저 대회 우승컵을 수집했다.
박인비는 우승 후 “여자골프에서 대단한 업적을 남긴 박세리 선배보다 내가 더 많은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박 선배만큼 되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박세리의 메이저 최다승 기록은 넘어섰지만 박인비는 아직 박세리의 LPGA 최다승 기록에는 크게 미치지 못한다. 박세리는 통산 25승을 거뒀다. 2010년 5월 벨마이크로 클래식 우승 이후 LPGA 우승 소식은 뚝 끊겼지만 아직도 현역 선수로 활동 중이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통산 15승째를 챙긴 박인비는 박세리에 비해 아직 10승이나 뒤져 있다. 하지만 박인비는 단일 메이저 대회 3년 연속 우승과 3개 메이저 대회 연속 우승(2013년)을 모두 이룬 남녀 최초의 선수로 기록됐다.
박인비는 “박세리 선배의 업적에 도달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서서히 다가가고 있는 것 같다”며 도전 의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통산 성적에서 박세리를 넘어서기에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박인비가 남은 브리티시 여자오픈이나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해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면 곧바로 박세리를 뛰어넘는 한국 여자골프의 상징이 될 수 있다. 내년까지 선수생활을 할 예정인 박세리도 올해 에비앙 챔피언십이나 내년 ANA 인스퍼레이션을 제패하면 커리어 그랜드 슬래머가 될 수 있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세리 키즈’였던 박인비, 세리 넘는다… 메이저 대회서 최다 6승 ‘박세리의 기록보다 1승 더해’
입력 2015-06-16 02:04 수정 2015-06-16 1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