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시의회 의장, 표창장 ‘줬다 뺏기’ 논란

입력 2015-06-15 02:08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의 과거 집행부와 현 집행부 간 대립 여파로 경기도 안산지역이 분란에 휩싸였다. 안산지역 어린이집지회도 두 파로 갈라져 있는데, 최근 시의회 의장상 수여를 놓고 뇌관이 터졌다.

지난달 스승의날 모범 보육교사 표창을 놓고 성준모(새정치민주연합) 시의회 의장이 ‘상장이 잘못 나갔으니 반환하라’는 공문을 한 쪽에 보내면서 촉발됐다.

특히 성 의장의 부인 이모씨가 다른 쪽 어린이집 지회장을 맡고 있어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

14일 안산어린이집지회 등에 따르면 시의회는 지난달 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어린이집 두 단체에 각각 6장과 2장의 시의장 표창장을 보냈다. 그런데 성 의장은 김모 회장 쪽 지회에 수여된 표창장 2건을 문제 삼았다.

성 의장은 지난달 17일 의회사무국장 등을 소집해 “왜 내가 사인하지 않은 상이 나갔냐”고 질책했다. 이에 사무국은 “7급 공무원 A씨가 의장 결재가 나기 전에 임의로 의장 직인을 찍어 내보냈다”고 말했다.

사무국은 같은달 19일 ‘상을 회수한다’는 공문을 김 회장 측에 보냈다. 과거에도 상을 보낸 뒤 사후 승인하는 관행이 있어왔지만 한번도 문제 삼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처사는 이례적이라는 지적이다.

회수를 요청받은 김 회장은 “담당 공무원이 ‘의장상을 주겠다’며 서류 보완을 요청해 이메일로 보내줬는데 정말 어이가 없다”며 “회수 공문을 보고 성 의장 부인이 있으니 그럴 수 있겠다 싶었는데 이건 너무 하는 거 아니냐”고 반발했다.

신성철(새누리당) 시의회 부의장은 “내부 문서나 긴급을 요하는 문서도 아닌데 결재를 안 했다고 회수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꼬집었다. 성 의장과 같은 당 소속 의원조차도 “왜 그러는 지 모르겠다”고 의아해 했다. 그러나 성 의장은 “명백한 행정실수다. 애초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고 이미 상장 회수 공문을 보내 철회할 수 없다”며 강경한 입장이다.

이 회장도 “의장 부인이라는 선입견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 나는 한 단체의 회장으로 시의회에 의사표시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시의회 사무국은 지난 10일 2차로 회수 공문을 보냈다,

김 회장 측은 “이제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오는 24일 원장·교사·학부모가 규탄집회를 갖는다”고 밝혔다.

총연합회 조성렬 사무처장은 “우리는 김 회장 측을 인정하고 다른 단체는 임의단체로 본다”며 “시의회 의장이 부인 얘기를 듣고 (회수)조치를 내리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안산=강희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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