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이 부분 폐쇄를 결정했지만 이 병원을 다녀간 환자들과 가족 등이 어느 정도나 메르스 바이러스에 노출됐을지 가늠하기 쉽지 않다. 이곳에서 감염된 뒤 다른 병원을 전전하다 최종 확진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드러나지 않은 ‘추가 전파’가 메르스 3차 유행의 복병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14일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에는 하루 평균 200명의 응급실 환자, 8500명의 외래 환자가 드나든다. 보건 당국이 지난 11일 ‘슈퍼 전파자(super spreader)’가 될 위험성이 높다고 지목했던 3명은 모두 삼성서울병원에서 바이러스에 노출됐다. 90번 환자(62)는 지난달 27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내원한 뒤 감염됐다. 이후 충북 옥천지역 의료기관 3곳을 거쳐 지난 6일 대전 을지대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이 환자는 8일 확진 판정을 받았고, 10일 숨졌다.
98번 환자(58)는 지난달 27일 응급실에 지인 병문안을 갔다가 바이러스에 노출됐다. 서울 양천구 메디힐병원에 5일간 입원하기도 했다. 메디힐병원은 폐쇄됐다. 이 환자는 8일 이대목동병원으로 이송됐고, 9일 확진됐다.
115번 환자(77·여)는 지난달 27일 정형외과 외래환자로 왔다가 감염됐다. 창원시내 의료기관 2곳을 거친 뒤 지난 5∼10일 창원SK병원에 입원했고 10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창원SK병원도 폐쇄됐다.
4차 감염자를 유발한 76번 환자(75·여)도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메르스에 노출됐다. 강원도 원주에서 확진된 96번 환자(42·여)와 97번 환자(46)도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전북의 112번 환자(63), 전남의 113번 환자(64)도 마찬가지다. 부산의 첫 메르스 확진자로 14일 숨진 81번 환자(62)도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됐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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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6-15 0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