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발(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3차 유행’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응급실 이송요원과 내과 의사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감염원 접촉 후 확진 전까지 상당 기간 격리되지 않은 채 근무를 계속했다. 삼성서울병원은 3차 유행을 차단하기 위해 24일까지 ‘부분 폐쇄’에 돌입했다. 5000명 가까운 환자의 진료 일정이 중단 또는 변경되면서 국내 대형병원 의료체계에 대혼란이 불가피해졌다.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14일 “전날 메르스로 확진된 138번 환자(37)는 삼성서울병원 의사이며 지난달 27일 이 병원 응급실에서 14번 환자에게 노출됐다”고 밝혔다. 이어 “(14번 환자가 확진된) 지난달 30일 이후에도 자가 격리 대상에 포함되지 않고 진료를 계속했다”고 덧붙였다. 보건 당국은 이 의사에게 노출된 인원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응급실 이송요원인 137번 환자(55)는 메르스 증세가 나타났던 지난 2∼10일 응급실과 외래 진료실을 오가며 환자 이동을 도왔다. 보건 당국은 “이 환자에게 노출된 인원이 430여명”이라고 밝혔다. 삼성서울병원은 137번 환자와 접촉한 사람들의 잠복기가 끝나는 24일까지 부분 폐쇄됐다. 응급실 진료와 입원이 전면 중단됐고, 수술도 응급 상황을 빼고는 모두 중지됐다.
14번 환자는 메르스 증세를 보였을 당시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주변을 별다른 제지 없이 활보하며 광범위하게 오염시켰다. 보건 당국은 “휠체어 없이 링거주사대에 의지해 걸어다녔으며,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중간 중간 마스크를 벗고 움직이는 모습이 CCTV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메르스 확진자는 7명이 추가돼 145명으로 증가했다. 부산의료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던 81번 환자(61)가 폐렴 증세가 악화돼 숨지면서 사망자가 15명으로 늘었다. 81번 환자는 삼성서울병원에서 14번 환자로부터 감염됐다. 격리자는 4856명으로 늘어 5000명에 육박했다.
긴급 방한한 세계보건기구(WHO) 합동평가단은 “(한국 내) 지역사회 감염의 증거는 없다”면서도 “병원에서 감염된 환자가 산발적으로 (지역 감염을) 일으킬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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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의사 감염·이송요원 확진, 3차유행 우려 증폭… ‘삼성서울’ 부분폐쇄 의료체계 대혼란
입력 2015-06-15 03:28 수정 2015-06-15 18: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