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에 입원하지 않고 외래 진료를 받으러 삼성서울병원에 들렀다가 메르스에 감염된 환자가 2명으로 늘어났다. 메르스 1차 유행(평택성모병원)의 종식과 함께 2차 유행(삼성서울병원)까지 진정세라 예측했던 정부의 기대가 빗나가면서 광범위한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4일 보건 당국에 따르면 141번 환자(42)는 지난달 27일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를 방문한 아버지와 동행했다가 메르스에 감염됐다. 이날은 14번 환자(35)가 2차례 응급실 밖을 돌아다닌 날이다. 본관 1층의 응급실과 달리 비뇨기과는 별관 5층에 위치해 상당한 거리가 있다. 이를 두고 복지부 관계자는 “흡연을 위해 141번 환자가 가족들과 잠시 떨어져 병원 주변을 돌아다니다 14번 환자와 직간접적으로 접촉했을 거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서울병원 본관 1층에 위치한 정형외과를 방문했던 115번 환자(77·여)도 외래 진료 환자 중 처음으로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진료 전 X선 촬영을 위해 응급실 바로 앞 영상의학과를 방문했던 이 환자가 응급실 구역 화장실을 이용하다 14번 환자와 접촉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환자 모두 당국이 메르스 감염의 전제 조건으로 강조해 온 밀접 접촉자(응급실 체류)엔 해당하지 않고, 당초 관리대상이 아니었던 탓에 뒤늦게 환자로 확인됐다. 14일 현재 삼성서울병원에서 메르스에 감염된 환자는 71명이나 된다.
이를 두고 2차 유행(삼성서울병원 내 감염)이 ‘현재 진행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4번 환자가 병원 응급실에 머물렀던 29일로부터 최대 잠복기(14일)가 지난 후에도 계속해서 환자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7일 14번 환자가 외부 복도 등을 돌아다닌 사실로 미뤄볼 때 ‘응급실 밖’ 감염자는 더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14번 환자의 응급실 밖 동선 파악 후 이에 따른 상세한 위험도 분석을 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잠복기가 끝나는 상황이라 이로 인한 추가 환자는 많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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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6-15 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