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3차 유행 비상] WHO “상황 복잡 단기간 해결 어려워… 산발적인 지역사회 감염도 대비해야”

입력 2015-06-15 02:47

한국-세계보건기구(WHO) 합동평가단은 한국 내 메르스 사태가 단기에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평가했다. 이들은 정부가 정보 공개를 늦춰 초기 방역에 실패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평가단은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내 메르스 유행이 대규모인 데다 복잡한 상황이므로 조치가 완전한 효과를 발휘하는 데 수주가 걸릴 것”이라며 “단기간에 해결될 것을 예상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평가단은 “병원 감염 예방과 환자 이동 제한, 접촉자 확인과 추적을 통한 격리조치, 환자와 접촉자의 여행 제한 등 강력한 공중보건 조치가 중요하다”며 “감염이 진행되는 동안 해외여행은 특히 제한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사회 감염에 대해서는 아직 증거가 없지만 병원에서 감염된 환자가 산발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평가단은 “투명하고 신속한 정보 공개가 제일 중요했는데 이 부분이 초기 대응에 실패한 원인 중 하나”라며 “아울러 리스크(위험)를 관리하는 거버넌스(국가 운영체계)가 제대로 확립되지 않아 초창기에 혼란이 있었다”고 진단했다. 또 “질병 확산 규모에 대한 예측 실패로 지방자치단체의 자원을 동원하는 부분에서 혼란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평가단은 한국 의료진이 메르스에 익숙지 않은 데다 일부 병원 응급실이 지나치게 붐빈 점을 메르스 확산의 배경으로 지목했다. 다인 병실에서 여러 환자가 지내는 구조도 감염예방 통제 조치를 어렵게 한다고 지적했다.

평가단은 “치료를 받으려고 여러 의료시설을 돌아다니는 의료쇼핑 관행과 여러 친구나 가족이 환자와 병원에 동행하거나 문병하는 문화 탓에 2차 감염이 더 확산됐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 정부의 방역 조치에 대해서는 “한국의 메르스 발병 통제 노력은 상당히 강화됐고 올바른 조처를 하고 있어서 매우 인상적”이라고 했다. 후쿠다 WHO 사무차장은 “어떤 국가라도 새로운 감염병이 발생하면 놀라고 조정하는 시기가 있다. 대응이 점점 더 나아지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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