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3차 유행 비상] 143번 환자도 ‘슈퍼 전파자’우려

입력 2015-06-15 02:56

부산에서 두 번째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143번 환자 A씨(31)가 무방비 상태로 700여명과 접촉한 것으로 파악돼 또 다른 ‘슈퍼 전파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보건 당국은 14일 부산의 한 IT 업체 직원 A씨가 지난달 25일부터 28일까지 대전 대청병원에 파견 나가 근무하는 과정에서 감염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환자는 지하 1층에서 근무했고 환자가 주로 발생한 5병동에는 가지 않았지만 병원 출입구 등을 이용하면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기간 대청병원에는 16번 환자가 머물고 있었다.

A씨는 지난달 30일 대청병원 파견근무를 마치고 부산으로 복귀했고 지난 8일 발열 증세와 기침, 설사 등으로 좋은강안병원에 입원해 3인 병실에서 치료 받았다. 11일 기침 증세가 나타났지만 12일에야 음압병실에 격리돼 메르스 검사를 받았다. 이 환자는 2일부터 증상이 나타났으나 닷새 동안 회사에 출근하는 등 일상활동을 했고 수영구에 있는 병원 4곳과 병원 인근 약국 3곳에 드나든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현재 부산지역 메르스 전담 치료병원으로 지정된 동아대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보건 당국은 A씨가 병원 의료진, 입원 환자, 방문객, 회사 동료, 식당 종업원 등 742명과 접촉한 것으로 파악하고 자택 격리(667명), 능동감시(168명), 병원 격리(13명) 등의 조치를 취했다. 또 이 환자가 입원했던 좋은강안병원의 2개 층을 외부와 차단하는 ‘코호트 격리’를 했다.

보건 당국은 일단 A씨가 ‘슈퍼 전파자’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발열과 복통을 주로 호소해 왔지만 기침을 하기 시작한 것은 11일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환자와 접촉한 의료진, 환자 등 11명과 이 환자의 가족도 메르스 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왔다. A씨의 증세가 발현된 후 접촉한 사람이 많고 좋은강안병원에 다른 환자 2명과 함께 4일간 입원해 있었기 때문에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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