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급파… 朴대통령 방미 재조율

입력 2015-06-15 02:33

윤병세(사진) 외교부 장관이 박근혜 대통령의 워싱턴 방문이 연기된 지 나흘 만에 급거 미국을 방문한다고 외교부가 14일 밝혔다. 한·미 원자력협정 정식 서명을 위한 명목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로 연기된 박 대통령의 방미 시기 재조정을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윤 장관은 14∼16일(현지시간) 뉴욕과 워싱턴을 잇달아 방문해 유엔 안보리 의장국인 말레이시아의 아니파 아만 외교부 장관과 양국 외교부 장관 회담을 갖고 어니스트 모니즈 미 에너지부 장관과 원자력협정 정식 서명식을 가질 예정이다. 이어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 한·미동맹과 북핵 문제 등 양국 현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정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윤 장관과 라이스 보좌관은 이번 만남에서 박 대통령의 방미 시기 재조정 문제를 자연스럽게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방미를 전격 연기한 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갖고 상호 적절한 시기에 백악관을 방문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오바마 대통령 역시 향후 일정 등을 감안해 최대한 이른 시기에 박 대통령의 방문 일정을 조율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었다. 윤 장관은 라이스 보좌관과 양국 정상의 외교 일정을 협의하고 정상회담 의제 등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가에서는 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이 이르면 7월 안에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윤 장관은 당초 존 케리 미 국무부 장관과 한·미 원자력협정에 정식 서명할 예정이었지만 케리 장관이 프랑스 파리 방문 과정에서 자전거로 산책하다 다쳐 업무에 복귀하지 못하는 바람에 모니즈 장관과 서명식을 갖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