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20대에게 영향력 있는 뮤지션을 꼽으라면 빅뱅의 GD(지드래곤)가 포함될 것이다. 2010년대의 젊은 뮤지션들은 1990년대 뮤지션들과는 사뭇 다른 음악 스타일로 반향을 불러일으켜 왔다. 발라드에서 힙합을 기반으로 한 음악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세대들에게 자리 잡은 지 오래됐다. 저돌적이고 보여주는 음악으로 선회했다. 젊은 세대들의 음악 수용 방법이 달라진 것이다. 비주얼이 강해 외형적 스타일이 상대적으로 강력하게 파고든다.
지난 9일 ‘피스마이너스원: 무대를 넘어서’가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개막했다. GD의 세계를 주제로 한 현대미술 작품전이다. 서울시립미술관과 YG엔터테인먼트가 공동 주최했다. 소피 클레멘츠, 마이클 스코긴스 등 해외 작가와 손동현, 권오상, 박형근 등 국내 작가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GD의 ‘피스마이너스원’ 세계를 회화, 조각, 영상 등 200여점을 통해 선보였다. 국내에선 처음으로 미술계와 대중스타의 콜라보가 이뤄진 셈이다. 시선은 우려와 기대로 나뉜다. 우려의 목소리는 상업적 이용을 경계한다는 것이었다. 기대의 시선은 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작업에 의미를 두고 있다. 젊은 세대들에게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미술계의 눈높이를 맞춘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서울 전시 이후 중국 상하이, 싱가포르 등 순회 전시도 계획하고 있다니 우리 미술계와 K팝의 시너지를 기대케 한다.
우리는 세계적인 팝스타들이 굴지의 미술관과 콜라보 하는 것을 보면서 부러워했다. 뉴욕현대미술관에서 아이슬란드 출신 뮤지션 비요크가, 영국 뮤지션 데이비드 보위가 빅토리아앤드앨버트박물관에서 협업했다. 국내 미술계가 첫 단추를 채운다는 점에서 불협화음이 없을 리 없겠다. 또 다른 예술 영역을 개척하는 일은 비난의 고통과 직면하지만 척박한 길을 뚫고 나가면 새로운 이정표를 남기게 마련이다.
강태규(대중문화평론가·강동대 교수)
[문화공방] (7) GD와 서울시립미술관
입력 2015-06-15 0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