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산세가 꺾였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확진자 증가폭이 둔화됐고, 격리자는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다만 보건 당국의 메르스 관리망을 벗어난 환자들이 나오고 있어 ‘3차 유행’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교육 당국은 다음 주 학교를 정상화할 방침이다.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12일 “메르스 확진자가 4명 추가돼 전체 환자는 126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추가 확진자는 9일 8명, 10일 13명, 11일 14명에서 이날 4명으로 뚝 떨어졌다. 이 4명은 모두 ‘슈퍼 전파자’인 14번 환자(35)에게 옮았다. 3명은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1명은 14번 환자가 들른 평택굿모닝병원에서 노출됐다.
경기도 성남에서는 7세 어린이가 잠정 양성 판정을 받았다. 확진되면 국내 첫 10세 미만 감염자다. 대책본부는 이 어린이가 91번 환자(46)인 아버지와 함께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간 적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 8일 아버지가 확진된 뒤 자택 격리 중이었다. 국립보건연구원에서 재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격리자는 3680명으로 집계됐다. 전날보다 125명 줄었다. 격리에서 해제된 사람이 새로 격리된 사람보다 많아졌다.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달 20일 이후 격리자가 줄기는 처음이다.
보건 당국은 서울 메디힐병원, 창원SK병원, 대전 을지대병원 등 3차 유행 가능성이 있는 병원에서 확산세가 나타나지 않으면 진정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감염병예방센터장은 “이미 노출된 사람 중 한두 명 환자가 발생할 순 있겠지만 (이 세 병원에서) 추가적인 전파 위험은 크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사망자는 13명으로 늘었다. 치사율은 10.3%로 두 자릿수에 이르렀다. 대전 건양대병원에서 감염된 23번 환자(73)와 24번 환자(78), 평택성모병원에서 감염된 51번 환자(72·여)가 숨졌다. 정부는 15세 미만 폐렴환자도 전수조사하기로 했다. 황우여 사회부총리는 “다음주부터 능동적 방역체계를 갖추면서 학교 수업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한국의 메르스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다음주 중 긴급위원회 회의를 소집하기로 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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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6-13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