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발칵 뒤집어놓은 뉴욕주 댄모라의 클린턴교도소 탈옥 사건 뒤에는 수개월간 탈옥범 중 한 명과 친밀한 관계를 맺어온 여성 재단사의 ‘사랑’과 조력이 있었다는 증언들이 나왔다.
11일(현지시간) NBC방송 등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뉴욕 경찰은 유치장 재단사로 일하고 있는 여직원 조이스 미첼(51)을 탈옥을 도운 혐의로 조사했다. 미첼은 탈옥범인 리처드 맷(48)과 데이비드 스윗(34)에게 전동공구를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미첼은 이들을 탈옥시킨 뒤 차량에 태우고 도주시킬 계획까지 세웠지만 지나치게 긴장한 나머지 탈옥이 발각된 지난 6일 스스로 병원에 입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은 이미 탈옥 전력이 있는 맷이 미첼을 끌어들인 것으로 보고 있다. NBC는 이들이 지난 수개월간 친밀한 관계였다며 “그녀는 그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했다”는 수사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CNN도 미첼에게 맷이 ‘특별한 존재’였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ABC는 지난해 교도소 측이 미첼과 또 다른 공범인 스윗과의 관계를 의심해 조사를 벌였으나 증거를 찾지 못해 제재를 가하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미첼은 조만간 기소될 예정이다.
뉴욕 경찰은 이들이 은신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주 북부의 삼림지대에 500명이 넘는 경찰관을 보내 집중 수색하고 있다. CNN은 이들이 탈출한 클린턴교도소에서 3마일(약 5㎞) 떨어진 지점에서 여러 개의 음식물 포장지, 숲에서 잠을 잔 듯한 흔적, 발자국 등이 발견돼 관계 당국이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들이 교도소에서 동쪽으로 20마일(약 32㎞) 떨어진 버몬트주로 숨어들었을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전날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버몬트주가 은신처의 하나로 논의됐다는 것을 시사하는 정보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살인죄로 나란히 붙은 감방에 각각 수감돼 있던 이들은 지난 5일 밤∼6일 새벽 사이 클린턴교도소에서 감방 뒤쪽 벽에 구멍을 뚫고 높이 9m가 넘는 벽체 내부를 기어 내려가 미로처럼 된 파이프를 전동공구로 잘라낸 뒤 교도소 인근의 맨홀로 빠져나갔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뉴욕 탈옥범 행방 오리무중… 영화 같은 탈주 배후엔 내연녀?
입력 2015-06-13 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