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고비] 평택 박애병원서 감염 추정된 경찰 52번 환자 오기 17분 전 병원 떠나

입력 2015-06-13 02:37

119번 환자(35)의 메르스 바이러스 감염경로가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보건 당국은 이 환자가 경기도 평택 박애병원에서 다른 환자로부터 3차 감염됐다고 추정한다. 반면 박애병원 측은 CCTV 기록 등을 바탕으로 두 환자의 방문시점이 10분 이상 차이가 나 마주칠 일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중간조사 결과 119번 환자인 평택경찰서 소속 A경사가 지난달 31일 박애병원 응급실에서 52번 환자(54·여)로부터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12일 밝혔다. 지난달 23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귀국한 친구는 감염경로에서 배제됐다. 이 친구는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A경사는 이 친구를 지난달 26일, 28일 두 차례 만나 저녁식사를 했다.

이에 따라 보건 당국은 자가격리 중이던 52번 환자가 발열 증세로 박애병원을 찾은 지난달 31일에 주목하고 있다. 이날 A경사는 옻닭을 먹은 뒤 발열과 근육통, 소화불량을 호소하며 박애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이때가 오후 11시24분이다. 근무시간에 들른 터라 해열제 주사와 약 처방을 받고 10분 만에 떠났다. 52번 환자는 오후 11시51분 병원에 도착했다. 두 환자가 병원을 나가고, 들어오는데 최소 17분의 차이가 나는 것이다. 박애병원 관계자는 “나중에 온 환자가 먼저 다녀간 환자를 감염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질병관리본부는 기록된 시간들이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고 보고 면접조사 등 추가 조치를 하기로 했다.

일각에선 지역사회 감염 가능성이 나온다. A경사의 근무지인 평택경찰서는 대규모 감염이 일어난 평택성모병원과 직선거리로 2㎞ 정도 떨어져 있다. 단국대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인 A경사는 12일 새벽 폐렴 증상이 심해져 에크모(체외혈액순환기)를 착용했다. 에크모는 피를 몸 밖으로 빼내 산소를 넣은 뒤 다시 몸속에 넣어 인위적으로 체내 산소 포화도를 높이는 장치다. 35번 환자인 삼성서울병원 의사(38)도 같은 치료를 받고 있다.

한편 A경사처럼 지난 10일 확진 판정을 받고 감염경로가 밝혀지지 않았던 환자 4명 가운데 2명은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2명은 평택굿모닝병원에서 모두 14번 환자(35)에게 옮은 것으로 조사됐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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