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을 중심축으로 하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의 ‘2차 유행’이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12일을 기점으로 바이러스의 최장 잠복기(14일)가 끝났다. 삼성서울병원에서 추가 감염자가 대규모로 발생할 가능성은 낮아졌다. ‘1차 유행지’였던 평택성모병원에서는 지난 7일 이후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삼성서울병원에서 바이러스에 노출된 3차 감염자들이 경유하거나 입원했던 일부 병원의 잠복기 종료일은 아직 남아 있다. 이들 병원을 중심으로 한 ‘3차 유행’을 우려하는 이유다. 보건 당국이 해당 병원의 접촉자들을 제대로 찾아내 격리·모니터링 조치를 취하느냐가 3차 유행을 막는 ‘방패’다.
◇‘2차 유행지’ 삼성서울병원 추가 확진자 감소… 마무리 국면=보건당국은 “11일 추가 확진자 4명 중 3명은 삼성서울병원에서 14번 환자에게 감염됐다”고 12일 밝혔다. 삼성서울병원의 확진자 수는 7일 17명, 9일과 10일 각각 10명에서 확연하게 감소했다. 이는 14번 환자(35)가 응급실에 입원했던 지난달 27∼29일을 기준점으로 한 바이러스 잠복기(2∼14일)와 맞물린다. 잠복기가 끝나가면서 확진자 수가 현격하게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보건 당국은 잠복기의 마지막 날(6월 12일)이 지나면 삼성서울병원에서 추가 감염자가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판단한다. 1차 유행지였던 평택성모병원의 잠복기도 12일로 종료됐다. 이미 폐쇄조치가 이뤄져 지난 7일 이후 평택성모병원에서 추가 확진자는 나오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메르스의 2차 유행이 진정세로 들어섰다고 평가한다. 두 병원에서 잠복기 이전에 증상이 발현된 추가 확진자가 나올 수 있지만 새롭게 증상이 나타난 환자가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분석이다.
◇잠복기 남은 병원에서 ‘3차 유행’ 가능성… 다음주가 고비=문제는 삼성서울병원에서 메르스에 감염된 뒤 여러 병원을 경유한 환자들이 있다는 점이다. 이들 병원의 바이러스 노출기간을 감안하면 잠복기가 아직 많이 남아 있다.
보건 당국은 특히 서울 양천구 메디힐병원, 경남 창원SK병원, 대전 을지대병원에 주목한다. 98번 환자(58)는 지난 4∼8일 메디힐병원 응급실에 입원해 있었다. 115번 환자(77·여)는 지난 5∼10일 창원SK병원, 90번 환자(62)는 6∼8일 을지대병원에 머물렀다. 세 환자 모두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됐지만 격리대상자로 분류되지 않았었다.
이 세 병원의 잠복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메디힐병원은 오는 22일, 창원SK병원은 24일, 을지대병원은 22일이 잠복기 종료일이다. 아직까지 세 병원에서 추가 감염사례는 나오지 않았다. 다만 세 환자와 접촉한 의료진, 환자 등에서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보건당국은 이 새 곳을 3차 유행을 일으킬 수 있는 후보병원으로 보고 노출자 파악·격리에 주력하고 있다.
이밖에 16번 환자(40)가 경유한 대전 건양대병원과 대청병원, 15번 환자가 경유한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등 일부 대형병원의 잠복기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들 병원의 경우 추가 확진자가 나왔지만 10명 이내로 산발적 수준이다. 질병관리본부 정은경 질병예방센터장은 “환자가 생기면 병원 자체를 즉각 통제하고 노출자를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이미 노출된 사람들 중에서 어느 정도 환자가 추가로 발생할 수 있지만 대규모로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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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6-13 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