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2명 같은 날 별세… 저 세상에선 恨 없이 사세요

입력 2015-06-13 02:09
11일 경북 포항의 한 병원에서 별세한 김달선 할머니가 지난해 6월 생일잔치를 하고 있는 모습. 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제공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2명이 같은 날 30분 간격으로 영면했다.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38명 가운데 생존자는 50명으로 줄었다.

12일 경북 포항시에 따르면 김달선(91) 할머니가 지난 11일 오후 9시15분쯤 포항 한 병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김 할머니는 1925년 포항시 북구 환여동에서 3남3녀 중 둘째이자 장녀로 태어나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19살이 되던 1943년 어머니를 따라 흥해읍에서 청어를 팔다 길거리에서 일본 경찰에게 붙잡혀 미얀마로 끌려갔다.

그곳에서 모진 고초를 겪은 김 할머니는 1945년 광복과 함께 마지막 배로 부산에 도착했으나 몸이 아파 2년간 부산에 머무른 뒤에야 고향으로 돌아왔다. 한국전쟁 때 남자 형제들이 모두 죽고 혼자 생선과 채소장사를 하면서 어렵게 생활하다 50살이 되던 해 가정을 꾸린 김 할머니는 1996년 위안부 피해자로 등록했다. 김 할머니의 빈소는 포항시민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13일 발인 예정이다.

앞서 같은 날 오후 8시40분쯤 김외한(81) 할머니도 경기도 광주의 한 병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 중 최연소인 그는 경북 안동시 출신으로 11살이던 1945년 2월 강제로 일본 홋카이도로 끌려갔다. 빈소는 경북 안동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돼 있다.

포항=최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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