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수 기자의 건강쪽지] 개인위생 못잖게 병원위생 관리도 중요

입력 2015-06-13 02:19

메르스 방역 전선이 나날이 확장되고 있습니다. 11일 감염경로가 불투명한 환자가 2명이나 발견됐습니다.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외래 이용자 115번 환자(77·여)와 사우디아라비아 방문 이력이 있으나 건강한 친구를 두 번 만나고 감염자 경유 병원도 다닌 119번 환자(35)가 그들입니다.

두 환자의 감염 확진은 이례적입니다. 2m 이내 근접거리에서 감염자와 접촉한 적이 한 번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공기감염도 아니고, 특정 병동(응급실) 내 밀접 접촉에 의한 감염도 아니라면 도대체 무엇이 이들에게 메르스 바이러스를 옮겼을까요.

이 상황에서 가장 의심스러운 것은 의료진은 물론 감염자와 문병객들이 같이 이용하는 화장실 등 병원 내 시설물과 청소도구에 의한 전파 가능성입니다. 메르스 환자의 입에서 튀어나와 병실 또는 화장실 바닥에 떨어진 비말(飛沫·물방울)이 바닥을 닦는 대걸레나 진공청소기 등 청소도구에 묻어 다른 병동으로 옮겨질 수도 있다는 가설입니다.

교차오염 방지를 위해 온갖 소독작업을 다 해놓고도 정작 청소를 할 때 대걸레 하나로 이곳저곳을 다 닦으면 소용이 없지요. 병원 측이 바닥은 닦았을지언정 더 중요한, 감염자 및 의심자들의 손이 닿았을 문고리 등 손잡이까지 깨끗이 닦았을지도 의문입니다.

한 청소관리 업체 관계자는 삼성의료원조차 교차오염을 막기 위해 엄청난 예산을 투입하면서도 정작 청소작업을 개선하는 데 쓸 예산은 없더라고 전했습니다. 메르스의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선 손 씻기, 면역력 강화 등 개인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우리 의료기관들이 각종 시설과 도구를 좀 더 청결하게 유지하려는 노력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